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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 마당 점령한 형광초록 나무…이건 뭐지?
YAP 2017 수상작 건축가 양수인 작 ‘원심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0월 9일까지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기둥은 쇠, 잎사귀는 형광 초록의 그물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마당에 독특한 나무가 들어섰다.

뱅글 뱅글 회전하며 나뭇잎을 펼쳤다 오무렸다 하는 이 나무의 정체는 건축가 양수인의 작품 ‘원심림(Centreefugal Park)’이다. 국립현대미술관과 뉴욕현대미술관이 매년 진행하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Young Architects ProgramㆍYAP)’의 2017년 우승작으로, 11일부터 오는 10월 9일까지 전시한다. 

삶것(양수인), 원심림, 야외설치, 2017. 사진 ssp [제공=국립현대미술관]

‘원심림’은 간단한 원리로 작동한다. 모터가 달린 기둥이 회전하면, 나뭇잎 형상의 그물천이 원심력에 의해 펴지고 회전하며 바람을 만들어낸다. 사람들은 나무기둥에 달린 바퀴달린 평상을 이리 저리 움직여 바람을 쐴 수도 있고, 햇볕을 피할 수도 있다.

일정시간 회전과 휴식을 반복하며 나뭇잎을 부풀리고 늘어뜨리는 원심림은 더운 여름 한시적으로 설치하는 일종의 팝업 공원이다. 더구나 바람이 세게불면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경제성을 살리고 친환경적인 부분을 강조한 작품이다.

건축가 양수인은 “미술관이 제시한 쉼터, 그늘, 물의 세가지 열쇳말을 토대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내기위해 가장 간단한 매커니즘을 활용했다”며 “그늘을 만들기 위해선 중력에 반해 햇볕을 가릴 수 있는 지붕이 있어야하는데 이를 자연의 또다른 힘인 ‘원심력’으로 해결한 것”이라고 작품의 컨셉을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프로젝트는 사람이 주체가 아니라 원심림이 주체”라며 “원심림이 생명체라면 자신의 행동에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생각하며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인간의 행동에 특정 반응을 하는 인터렉티브가 아니라, 원심림의 행동에 사람들이 평상을 이리 저리 옮기게 되는 인터렉티브 작업인 셈이다. 

삶것(양수인), 원심림(부분), 야외설치, 2017 ,사진 ssp [제공=국립현대미술관]

YAP심사에 참여한 피포초라 로마 국립21세기 미술관 건축 선임 큐레이터는 “이번 작품은 로우테크놀러지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건축을 제안했고, 또한 환경보호와 맥을 같이한다”며 “서울의 우승작은 늘 좋은 건축이 무엇인지 보여준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YAP은 뉴욕현대미술관이 젊은 건축가를 발굴하고 프로젝트를 실현할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 1998년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4년부터 함께하고 있다. 이번 제작 비용은 현대카드가 후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8전시실에서는 최종 후보군에 오른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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