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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0서 드러난 ‘대북체스판’…韓 설자리는?
-목소리 큰 美ㆍ따라가는 日…대북압박 연일 강조
-힘 빠진 中ㆍ방관자 러…현상유지에 초점
-가운데 선 韓…文대통령, ‘촛불혁명’ 브랜드로 대외지지에 총력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미중일러 주변 4강 정상들의 대북정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주요 20개국(G20) ‘외교전’이 막을 내렸다. 이제는 실전이다. 10일 독일에서 귀국한 문 대통령은 다자외교 현장에서 드러난 주요 4강 및 주요 강대국의 위치를 파악하고 본격 대북 외교전을 펼쳐야 한다.

이번 G20 회의를 계기로 펼쳐진 한미중일러 5국의 대북 외교전에서는 각 정상들의 강점과 취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G19+1’ 프레임을 만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더 이상 유일한 글로벌 리더가 아님을 증명해버리고 말았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해온 ‘중러 역할론’은 중국과 러시아 리더십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북핵 위협에 유보적인 자세를 취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러 역할론’과 글로벌 리더로서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특히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소통과 협조’를 계속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표해 실제 대북영향력이 약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원은 중국의 대북원유금수 효과에 대해“실질적으로 중국이 북한의 원유를 끊는다고 해서 가시적인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며 “긴요한 최후의 수단이라는 판단이 절반이라면, (원유제재를) 써서도 안 먹히면 ‘중국 역할론은 바닥으로 내려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며 대북공조 구도를 확립하겠다던 아베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문 대통령의 약점은 ’국력‘에서 드러났다. 미중일러뿐만 아니라 독일과 캐나다, 프랑스 등 세계 각국으로부터 대북 주도권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냈지만, 안보적으로 미국과 일본에 협력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 냉전’ 구도가 뚜렷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간자 역할을 하면서 이견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정학적 입지'라는 약점을 되레 '강점'으로 만들라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제재를 견인하기 위해 당장은 ‘군사강대국’과 ‘기축통화국’이라는 미국의 강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패권은 군사력과 화폐권력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글로벌 리더로서의 신뢰감은 많이 떨어졌지만, 미국의 영향력이 막강한 건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력압박을 다방면으로 강화하면서도 ‘북핵ㆍ미사일 위협’의 엄중함을 중국과 러시아에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주요 4강은 이제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추가제재를 놓고 외교전을 벌이게 된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에 대한 원유금수가 포함된 제재안 초안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전문가는 “‘한미일 대 북중러’가 아닌 ‘한미중일러 대 북’이라는 구도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각 국가들의 명분과 외교적 입지를 살릴 수 있는 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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