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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키우기 힘드네 ①] 신장 손상되는 무서운 ‘햄버거병’…덜익은 고기 등 원인
-희귀난치성질환…HUSㆍ용혈성요독증후군

-덜 익힌 고기ㆍ대장균 오염된 우유 등 원인

-급성신부전 등 합병증 조심…사망률 5~10%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덜 익은 고기 패티를 넣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HUS(용혈성요독증후군ㆍ일명 ‘햄버거병’)에 걸렸다”며 피해자 가족이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식품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5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황다연 변호사는 같은 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A 양은 햄버거를 먹기 전까지 건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안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향후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맥도날드 측은 기계로 조리하기 때문에 덜 익힌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고소한 최은주 씨가 같은 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딸 A(4) 양의 사진을 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최 씨는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딸이 용혈성요독증후군(HUSㆍ일명 ‘햄버거병’)에 걸려 신장장애를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의 햄버거를 먹고 신장(콩팥) 투석까지 받게 됐다는 A(4) 양 측 주장에 따라 병명으로 일컬어진 HUS(Hemolytic Uremic Syndrome)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건이 불거진 지 나흘째인 8일 오전에도 HUS의 다른 이름인 ‘햄버거병’은 주요 포털 사이트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검색어 순위에 올라 있다.

HUS는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의 일종으로 신장이 불순물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해 체내에 쌓이면서 발생한다. 1982년 미국에서 처음 보고된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은 주로 출혈을 동반한 설사를 일으키는데 미국의 경우 연간 1만~2만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의 가장 심한 증세가 바로 HUS로 전체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환자의 2∼7%에서 나타나고 있다.

의학계 등에 따르면 HUS는 고기를 잘 익히지 않고 먹거나, 살균되지 않은 우유 또는 오염된 야채 등을 섭취하면 걸릴 수 있다. 특히 설사 연관형은 대장균ㆍ이질균에 오염된 음식, 음료, 우유, 물을 섭취해 대장염이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피해자 측이 A 양이 HUS에 걸린 이유로 맥도날드의 햄버거 패티를 지목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피해자 측은 “지난해 9월 A 양이 경기 평택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고 2~3시간 뒤 복통을 느꼈다”며 “상태가 심각해지고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자 3일 뒤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HUS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HUS에 걸리게 되면 몸이 붓거나, 혈압이 높아지기도 하며 경련, 혼수 등의 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성인보다는 노약자를 비롯해 발열이나 출혈성 설사가 있는 환자에게 많이 발생하고, 항생제를 투여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 발병 위험도가 더 크다.

박정탁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설사 연관형 HUS의 경우 전조 증상으로 설사 또는 혈변을 보이고, 발열, 구토, 복통 등 대장염의 증상이 있은 후 10~15일 후에 발병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혹 상기도 먼저 나타난다”며 “갑자기 창백해지는 빈혈 증상이 보이고 감뇨성 신부전이 2~6주간 지속되면서 고혈압, 부종, 복수, 혈뇨가 동반될수 도 있으며 피부나 위장관의 출혈반, 황달, 간비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US는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A 양처럼 신장 기능이 갑자기 크게 망가지는 급성 신부전이나 용혈성 빈혈ㆍ혈소판감소증 같은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다. 사망률은 발생 환자의 약 5~10%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적절한 예방ㆍ치료법은 없으며 신장 기능이 손상된 경우에는 투석, 수혈 등의 조치가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박 교수는 “혈압 조절이 안 되는 경우 투석이 필요할 수 있다. 설사 연관형은 재발이 드믈고 비교적 예후가 양호하고 급성기 회복 후 만성 신부전으로의 이행률은 9% 정도”라면서도 “발병 수십 년 후 단백뇨, 고혈압, 신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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