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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위기의 자동차산업, 노사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한국 자동차산업이 위기다. 수출은 물론 국내 생산까지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완성차 업체의 줄 파업이 코앞이다.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올들어 수출 상황은 최악이다. 5월까지 미국ㆍ중국ㆍ서유럽 등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의 한국차 점유율은 5.8%다. 2012년 7.7%를 정점으로 4년 연속 하락세다. 시장이 커지는 게 아니니 점유율 하락은 수출물량 감소를 의미한다. 그 사이 일본차의 약진은 눈부시다. 미국 시장의 경우 한국차 비중은 7.6%지만 일본차는 38.7%다. 격차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게다가 무역 장벽은 점점 높아진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놓고 한국 자동차를 무역 역조의 주범으로 몰아세운다. 안그래도 지난해 자동차 대미 수출은 총 96만4432대, 금액으로 155억8586만달러로 전년보다 10% 가까이 줄어든 상황이다.

국내 생산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16만2548대로 작년 상반기(219만5843대)보다 1.5% 줄어들었다. 정체하다 못해 이젠 감소다. 지난 2010년 상반기(209만9557대) 이후 7년만에 최저 기록이다. 유일하게 르노삼성만 생산량이 1만5000대 가량 늘었을 뿐 모든 업체가 뒷걸음질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자동차 업계 노조는 파업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기아자동차 노조는 지난달 30일 쟁의 발생을 결의했다. 이는 곧 파업 체제로 전환했음을 의미한다. 이미 쟁의조정을 신청한 한국GM 노조는 6일 파업 여부를 결정할 조합원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차업계 노조의 요구는 7%가 넘는 통상급여 인상과 1000만원대의 성과급 지급 등 임금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다른 업종 근로자들에겐 배부른 소리로 들린다. 그런데도 공장별 생산 물량과 차종 확약은 물론 정년의 61세 연장, 심지어 우리사주 지급까지 요구하는 곳도 있다. 합의가 될리 없다. 분규는 점점 거세질게 분명하다.

지금 세계 자동차 산업은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자동차 관련 기술과 기능의 진화는 그 엄청난 속도 때문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즐비한 마차 대열 속에 가끔 보이던 자동차가 도로를 완전히 뒤덮기까지 단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지능형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전기차의 대중화도 이와 다르지 않으리란 건 이제 상식이다. 노사가 합심해도 모자랄판에 줄 파업만은 피해야 한다. 그건 생산 차질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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