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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기고] 이집트 전자분야 과학단지(STPERI)를 바라보며
과거 ‘에굽’이라고 불리었던 땅, 이집트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나라다. 천연자원이 많은 나라며 석유와 금 매장량이 높고 풍부한 농산물, 피라미드 등의 유적들이 많다. 지웰 교수 등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했고, 휘발유 1리터는 25센트로 저렴하다.

그러나 최근 몇 차례 군사정권이 이어지며 정국이 불안해지자 관광객 수는 1/7으로 급감하고, 환율도 6개월 전, 1달러에 10파운드(이집트 단위)에서 지금은 1달러에 20파운드 가까이 올랐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인 이 나라는 결국 물가가 치솟아 서민의 삶이 어렵게 되고 있다. 필자가 친하게 지낸 이집트 국책연구소의 배삼 박사는 6년 전 도요타 소형차 구입에 12만5000 파운드(당시 약 1;6 환율)를 주었으나, 지금은 거의 50만 파운드 가까이 줘야 살 수 있다고 한다.

지난해 초에는 관광객들이 급격히 줄어들자 이집트 정부는 잠깐, 카이로 박물관의 대표적 전시물인 킹 투트의 ‘황금 마스크’ 사진촬영을 허용했을 정도다.

그러나 현재의 이집트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은 다른데 있다. 두뇌유출 문제와 후퇴한 과학기술, 연구자의 낮은 처우, 정치적 불안 등이 그것이다. 벌써 세상은 4차혁명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집트의 정세는 몇십년을 후퇴하고 있다는 불안감마저 나돈다.

급기야 이집트 정부는 이런 위기를 극복키 위해 과학단지(STP) 건설을 시작했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도시, 알렉산드리아를 시작으로 카이로 공항 근처에 새롭게 전자분야 과학단지(STPERI)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대덕특구의 STP프로그램에 참여한 히샘 박사(전자연구소 원장)가 과학단지 건설을 진두지휘 중이다. 과학단지는 창업보육센터를 포함한 신축 대형건물 2동이 건설 중이고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대덕특구의 노하우를 전수받고자 연구개발진흥재단과 협력중이다.

올 초 새롭게 부임한 교육과학부 장관인 아브렐 가파르도 카이로 과학단지를 6월1일 방문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그는 여러 선진국으로부터 컨설팅을 받는 가운데 한국의 특구를 벤치마킹하는게 가장 현실적이라는 생각의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가파르 장관에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와 ‘아는 게 힘이 아니라, 아는 것을 나누는 것이 힘’이라는 두 속담을 예로 들며 대덕특구를 설명하자, 우리나라 과학기술단지의 성장과 노하우를 더욱 의미있게 받아들였다.

‘여러 선진국으로부터 컨설팅을 받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험이 더욱 현실적’이라는 말을 하며 감사의 뜻을 연거퍼 전하는 그를 보며 향후 특구와 지자체 차원에서 보다 체계적인 지원책 마련을 서두를 필요성을 갖게 한다.

대전에 있는 대덕특구는 ETRI 등 30여개의 정부출연 연구소과 1300여개 첨단기업 및 연구소가 입주해 있으며 40여년간의 과학기술 분야 R&D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이 곳에서는 전국 최대 규모인 매년 6000여건의 특허 출연이 이뤄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누적 특허 건수도 20여만건에 달한다.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지재권의 산실이다. 때문에 이집트 뿐만 아니라 그동안 여러 후발국가들이특구의 성공 사례를 배우려고 찾아왔고 앞으로도 그 행렬은 계속될 전망이다.

‘원조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바뀐 우리나라는 지금, 정부와 지자체ㆍ대학들이 ‘한국형 STP 모델’을 체계화하고 이를 세계 각국에 제공해 궁극적으로 우리기업이 현지진출을 하는데 돕는 등 효과적인 전략개발를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최종인(한밭대 기획처장, 기술지주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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