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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방미경제인단 투자 보따리로 정상외교 실익 찾기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미 경제인단의 투자 보따리가 풀렸다. 재계가 문 대통령의 순방에 맞춰 다양한 대미 투자 발표를 준비온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력을 완화하고 미국 시장에서의 이미지도 높이는 동시에 새 정부의 재벌 인식도 변화시키는데 이번처럼 좋은 기회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풀려진 보따리를 보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 베리 카운티에 세탁기 공장을 짓기로 하고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투자 규모 3억8000만 달러(약 4350억원)에 약 950개의 일자리가 생겨난다. 당초 예상보다 투자금액이나 신규일자리가 30% 이상 늘어났다. 이미 투자를 확정한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 가전 공장 설립 본계약을 체결한다. 모두 2억5000만 달러(2860억원)를 투자할 이 공장은 다음달 착공한다.

현대차는 미국서 신기술 개발에 5년간 31억 달러(3조5000억원)를 투자키로했고 미국판매법인은 소아암 환자의 치료에 올해 1500만달러(약 170억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미 최대 셰일오일ㆍ가스 회사인 콘티넨털리소시스사와 셰일가스전 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한다. LNG 전문 계열사인 SK E&S는 2014년 9월부터 오클라호마주 동북부 우드퍼드 셰일가스전을 개발중인데 이번 MOU를 통해 추가 개발에 나서는 것이다.

중견 건설회사 (주)한양도 미 LNG업체인 델핀사와 20년간 셰일가스를 연간 150만t 수입하는 내용의 주요 요건 합의서(HOA)를 체결한다. 한국가스공사는 미국의 셰니어 에너지사와 공동으로 미국산 LNG 인수식을 거행하고 2036년까지 20년 동안 연간 280만t의 LNG를 수입하기로 했다.

사드 배치 시기와 FTA 재협상 논란 등으로 한ㆍ미 관계는 잔뜩 얼어붙은 상황이다. 더구나 백악관은 무역 불균형 문제에 강한 집착을 보인다. 이럴때 투자약속과 수입 확대만큼 좋은 윤활유는 없다. 재계의 선물보따리는 양국간 경제 윈윈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한ㆍ미 간 우호적 분위기 형성과 실익 챙기기의 디딤돌로 삼기에 충분하다. 문 대통령도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일과의 적자가 우리나라보다 더 많고 한국 기업들의 투자로 미국인들의 고용도 많이 늘었다는 점을 충분히 납득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재계의 투자 보따리가 실리외교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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