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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닥 다진 삼성 바이오‘퀀텀 점프’를 준비하다
5대 신수종사업 ‘바이오’ 육성
1분기 첫 34억원 흑자 성과
브랜드파워·막강한 자본력 강점

바이오로직스, 수탁개발도 계획
바이오에피스, 4번째 유럽 진출


글로벌 기업 ‘삼성’이 ‘제약바이오 산업’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존 제조업 중심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사업영역으로 ‘바이오산업’이 급부상하고있고 그간 다양하고 새로운 사업영역을 갈망해온 삼성도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에 ‘올인’할 태세를 갖추어가고 있다. 삼성은 이미 7년전에 ‘바이오제약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은 바있다.

2000년 초반 ‘1차 바이오붐’에 이은 ‘2차 바이오붐’이 시작되는 시기에 천문학적인 자금력이 필요한 제약바이오 산업이지만 ‘삼성’이라는 브랜드파워와 막강한 자본력으로 향후 업계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되고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제아무리 삼성이라도 원천기술과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등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고 지금같은 위탁생산방식등에 의존할 경우 글로발제약업계의 높은 기술장벽등에 가로막혀 실패를 안고 돌아설 수도 있다는 신중론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지닌 19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샌디에이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7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 참가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스 모습.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성과 미미하지만 성장세는 가팔라= 삼성이 지난 2010년 야심차게 도전을 발표했던 ‘5대 신수종사업’중에서도 가장 기대를 건 분야가 바로 ‘바이오산업’분야이다. 그 결과물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근들어서야 성과가 가시화되고있다. 삼성은 ‘바이오’를 미래먹거리로 지목한 뒤 이듬 해인 2011년 약 3조원을 투자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하지만 지난 5년여동안은 매출이나 영업이익등에서 그다지 업계의 주목을 받지못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해 294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2015년 674억원 보다 4배 이상 매출을 증가시켰다. 올 해 1분기 매출액은 1076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제약업계 10위에 해당하는 매출액이다. 영업이익은 창립 이후 계속 적자가 지속돼 오다가 지난 1분기 처음으로 34억원의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바이오의약품의 위탁생산 이후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바이오인터내셔널컨벤션(바이오 USA)’에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바이오의약품 수탁개발(CDO)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수탁개발은 실험실 단계에서 개발된 항체의약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도록 세포주와 생산공정을 개발해 주는 사업을 말한다. 단순히 제약사의 의약품 생산 의뢰를 받아 제조하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연구개발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확장된 의미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로직스가 수탁개발을 통해 신약 연구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가 축적되면 결국 의약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영역까지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벌써 네 번째 유럽 진출=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과도 눈여겨 볼 만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설립된 이듬 해인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의 바이오젠이 합작해 만든 회사로 바이오시밀러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업력 5년 만에 바이오시밀러의 대표 주자인 셀트리온을 위협할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SB4(국내 제품명 브렌시스, 유럽 제품명 베네팔리)’와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SB2(국내 제품명 렌플렉시스, 유럽 제품명 플릭사비)’가 각각 2015년 한국 식약처의 허가를 획득한 이후 2016년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렌플렉시스(플릭사비)는 지난 4월 미FDA의 허가까지 획득하며 램시마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머크와 공동 투자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SB9’도 올 1월 유럽 허가를 승인 받았다. 그리고 지난 23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한 해 매출액 18조원에 이르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SB5’가 유럽의약품청 자문위원회로부터 긍정적인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통상 자문위원회의 긍정 의견이 나오면 2~3개월내에 유럽 승인이 나오게 된다. 이렇게 되면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진출에 있어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셀트리온을 앞서게 되는 셈이다.

▶제약산업, 긴 호흡 필요…속도 강조하단 실패할 수도=업계에서는 삼성의 바이오의약품 사업 진출에 대체로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기업 삼성이 선택한 것만으로도 제약바이오 산업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방증한 셈이라는 것이다. 한 제약바이오 관계자는 “충분한 사전 검토와 미래 가능성을 봤기에 전폭적인 투자를 결정했고 그에 따른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약산업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긴 호흡이 필요한 특수성을 가진 산업인데 삼성이 자칫 타 산업처럼 속도전에 매몰될 경우 실패의 쓴 맛을 볼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제약바이오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지만 그 성과가 나오기 위해선 연구개발, 임상시험, 규제당국의 허가와 같은 절차가 복잡하고 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삼성은 반도체나 스마트폰 사업을 통해 집중적인 기술 투자로 빠른 신제품 출시에 강점을 보여 왔다. 전자 사업처럼 빠른 속도에 익숙해진 삼성이 상대적으로 너무나 긴 시간이 필요한 제약바이오 산업에 기존 속도계를 들이대면 기다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한화와 같은 대기업이 제약산업에 진출했다가 결국 손을 턴 경험이 있는 것처럼 삼성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도 글로벌 기업으로 가기 위해선 제약산업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열ㆍ손인규 기자/k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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