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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짐 싣기 편하고 주행성능 합격점 핸들링 등 조향능력은 2% 아쉬움
“유럽 사람들은 왜 해치백을 많이 타나요?” 

2년 전 독일 뮌헨 출장 당시 거리 곳곳에 소형 해치백들이 줄줄이 주차돼 있는 모습을 보고 현지인에게 질문한 적이 있다. 그는 “짐 싣기 편리하고 주차하기 수월하고 웬만큼 달리고 가격 합리적이고 이만한 차가 없다”고 답했다.

현대차 i30는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국내에선 그 인기가 덜하다. 심지어 해치백 무덤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평도 듣는다. 지난해 하반기 풀체인지 모델로 세대가 변경돼 신차효과가 예상됐지만, 최근 두 달 월 300대 수준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i30 1.6디젤 모델 시승은 앞서 체험한 ‘폴크스바겐 골프’와 ‘푸조 308’의 경험에 비추어 진행했다.

우선 제원 상 수치를 보면 i30가 골프나 308에 비해 길지만 폭은 좁다. 축거는 i30가 가장 길다. 그럼에도 축거 차이가 크지 않은 탓에 시트에 탔을 때 전체적인 실내공간은 세 모델이 비슷하단 느낌을 받았다.

시트포지션 상 i30는 헤드룸이 다소 부족한 편이었다. 시트를 최대로 낮춰도 모자를 쓰면 모자가 천장에 닿을 때도 있었다. 


현대차가 강조한 부분도 있지만 주요 비교 포인트는 역시 주행성능이었다. 일단 골프는 2.0리터 디젤 엔진이었기 때문에 1.6리터 엔진인 i30와 출력과 토크 면에서 직접 비교는 힘들어 변속이나 스티어링 휠의 정교함 위주로 살폈다.

골프는 자동 6단인 반면 i30는 자동 7단이다. 골프도 변속이 무리 없이 상황에 맞춰 전개됐으나 i30도 골프 이상으로 변속이 부드러웠다. 급가속을 시도했을 때 변속 타이밍이 간혹 이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단수가 더 높은 점 때문인지 i30의 변속이 실제 상황에서 더 유용했다. 반대로 핸들링은 아쉬운 감이 있었다. 골프는 급회전 구간을 돌 때 해치백 특유의 날렵함을 스티어링 휠이 받쳐주며 운전의 피로감이 크게 들지 않았지만 i30는 반박자 정도 차의 움직음을 못따라가는 경우가 있었다.

푸조 308의 1.6리터 모델과 비교하면 i30와 최대 토크는 같지만 최고출력은 i30가 더 높다. i30의 달리기 능력은 꽤 만족스럽다. 순간적인 속도를 내려고 가속페달에 힘을 줬을 때 반응이 꽤 즉각적이었다. 컴포트 모드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한층 강화된 가속 성능이 눈에 띄었다.

디젤 치고 엔진음은 전반적으로 정숙했다. 다만 노면음과 진동은 상대적으로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기능은 차가 막히는 구간에서 유용하다. 차간 거리와 정해진 속도대로 유지돼 효과적이었다.

이와 달리 차선유지기능은 직선 위주에선 곧잘 통했지만 회전 구간으로 진입하면 종종 꺼져 아쉬움이 남았다.

현대차는 가격경쟁력과 한국 소비자 취향을 담은 i30로 승부를 보려고 했다. 도심형 해치백의 디자인과 성능 등 기본 정체성 측면에서 i30는 어느 정도 가능성을 열었다. 하지만 풀옵션 선택 시 골프에 비해 크게 저렴하지 않다는 점과 기본기 일부 측면서 다소 부족한 성능은 현대차가 향후 개선시켜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i30의 총 시승 거리는 1500㎞였다. 최종 연비는 13.4㎞/ℓ로 기록됐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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