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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젤 하이브리드는 왜 상용화 안 될까?…문제는 ‘가격’
- 디젤-하이브리드 價, 가솔린차 보다 600만~700만원 ↑
- “초기 투자 비용 회수 기간 길어 소비자 선택 쉽지 않아”
- 일부 완성차 업체들도 디젤-하이브리드 차 상용화 늦추거나 철회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전기차(EV), 수소연료전지차(FCEV)의 현실적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자동차(HEV)가 주목받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는 일반적으로 내연기관과 전기모터 등 서로 다른 두 개의 동력원을 사용하는 형태를 지칭하지만, 가솔린 연료와 배터리가 결합된 모델이 대부분인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디젤-하이브리드 차량은 상용화 되지 않고 있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그 답이 ‘가격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형철 한양대 교수는 최근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오토모티브 포럼에서 디젤-하이브리드 차 상용화와 관련, “가솔린-하이브리드와 디젤차를 양산하는 업체라면 1~2년 정도의 개발 단계를 거치면 디젤-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하는 건 문제가 안 된다”면서 “디젤-하이브리드 차의 가장 큰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라고 지적했다.
사진=기아자동차 2014 옵티마 T-하이브리드

이 교수는 “가솔린 차에 비해 디젤은 보통 200만원 가량 더 비싸고 하이브리드 차량은 300만~500만원 가량 비싸다”면서 “디젤과 하이브리드를 결합하게 되면 결론적으로 소비자들이 600만~700만원이란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디젤은 저렴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 비용이 높아도 기름값으로 회수할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걸림돌이다. 이 교수는 “국내 소비자들은 이러한 생각에 디젤 차를 구입하지만, 디젤-하이브리드는 초기 투자 비용이 높아 회수 기간도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예컨대 가솔린-하이브리드가 3~4년일 때 디젤-하이브리드가 5~7년이 걸린다면 소비자들 선택을 받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부 자동차 업체도 디젤-하이브리드 차 개발에 착수했지만, 이같은 이유로 상용화를 늦춘 바 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2014년 파리모터쇼에서 디젤-하이브리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옵티마(국내명 K5) T-하이브리드’를 선보였으며, 이후 쏘렌토 디젤-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고성능 총괄 담당 부사장은 지난해 영국 자동차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디젤-하이브리드 프로젝트는 이어 나가고 있지만, 전기 모터와 배터리 가격이 아직도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하이브리드를 굳이 단가가 높은 디젤 엔진에 적용할 필요가 있는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기아차보다 수 년 앞서 디젤-하이브리드 모델을 양산했던 업체들도 철수를 택했다. 지난 2011년부터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던 메르세데스-벤츠와 3008 디젤 하이브리드4를 출시했던 푸조는 현재 이들 모델을 제품군에서 제외했다.

아베 시즈오 도요타 상무이사는 “기술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연구를 통해 비용을 낮춰야겠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가성비’ 측면에서 살펴볼 때 당분간은 디젤-하이브리드 차 출시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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