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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들이고 찢고 더하고, 한지 꽃이 피었네…전병현 개인전
가나아트센터, 7월 16일까지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멀리서 보면 꽃그림이다. 그런데 뭔가 너풀거리는 것이 시선을 끈다. 종이다. 꽃은 색으로 핀 것이 아니라 물들인 종이가 여러겹 겹쳐져, 찢어져, 저 바닥에 숨었던 색이 고개를 내밀며 피었다. 전통한지를 재료로 작업해온 작가 전병헌의 신작 중 하나다.

‘한지 부조 작가’ 전병헌의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는 전병현 개인전 ‘어피어링 시리즈(Appearing Series)’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시에는 한지를 여러겹 덧붙였다 찢어낸 신작 40여점이 선보인다. 개인전을 여는건 7년만이다.

작가는 한지를 펼쳐 밑그림을 그리거나 색을 칠하고, 그 위에 다시 풀칠한 한지를 얹어 그림그리기를 반복했다. 평균 6겹의 종이가 겹쳐지면 위에서부터 종이를 천천히 찢어냈다. 색을 머금은 한지는 아래 속살을 드러냈고, 층층이 숨었던 색이 살아났다. 작가는 “유화는 덧발라 겉으로 드러나는 색이지만, 한지는 색을 머금는다. 붓을 제어하기가 정말 힘든게 동양화”라며 “이번 작업은 찢어내고 다시 붙이는 작업을 통해 스며든 색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병헌 작가는 당분간 ‘색’에 대한 고민을 이어갈 생각이다. “색은 사실 인간만이 가진 개념이죠. 바다가 파랗다고 하지만 바닷물을 떠 보면 아무런 색이 없지요. 인간에게만 보이고 인식되는 것입니다”. 이에 “오로지 색으로 남고 싶다”는 작가의 말은 제 고유의 색을 찾고자 하는 몸부림으로도 읽힌다.

이번 신작은 눈 감은 인물의 초상화 시리즈, 매화가 항아리에서 만개한 ‘블로섬’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다. “늘 새로운 것을 하는 사람이 작가”라는 자신의 신념 때문이다. 전시는 7월 16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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