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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 상공 美 전투기 공격”…러, 선전포고
테러리즘 구실 무력행동 비난
미-러 국방장관 핫라인 중단
양국 공군 우발적 충돌 가능성
백악관 “열린 대화 시도 계속”

러시아가 시리아 상공에서 미국 주도의 국제동맹군 전투기를 발견할 경우 공격 표적으로 삼겠다고 19일(현지시간) 선전포고했다. 미군이 전날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를 격추시킨 데 대한 반발 조치다. 아울러 시리아 작전 중 미국과의 군사충돌을 막기 위해 가동해오던 핫라인(국방장관 간 직통전화)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핫라인 가동이 중단되면서 양국 공군 간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우려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미군의 시리아 전투기 격추 사건을 비난하면서, 유프라테스강 서쪽에서 활동하는 모든 연합군 제트기와 무인 항공기를 잠재적인 표적으로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에 배치된 첨단 방공미사일 S-400과 S-300 등으로 미군을 비롯한 국제동맹군 전투기들을 추적할 것이며 유사시 격추할 수도 있다는 경고다.

앞서 미군은 18일 쿠르드ㆍ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을 공격한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는 미국이 시리아 전투기 격추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조셉 던포드 미 합참 의장 [사진제공=EPA연합]

러 국방부는 “테러리즘과 전쟁을 구실로 시리아의 합법적 군사력에 대해 미 공군이 여러 차례 무력행동을 취한 것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미국의 행위를 사실상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현재 시리아에선 정부군과 반군,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이란 등 주변국까지 개입해 복잡한 전선의 내전이 진행 중이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반군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이 대립하고 있다. 양측은 IS 퇴치를 위해 잠정적인 휴전 상태이지만, 최근 충돌이 증가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또 미국과 맺은 시리아 상공의 전투기 충돌 방지 협약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미국은 시리아 영공 군사작전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충돌을 막기 위해 2015년 10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러시아가 미국과 군사협력 중단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러시아 국방부는 시리아 전투기 격추 사건을 미군 지휘부가 철저히 조사해 그 결과와 조치를 알려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의 조치에 “우리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세력들 간 적대 행위가 확산되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시리아 정부 등은 이슬람국가(ISIS)와 연계된 세력에 대한 자위권 조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앞서 미군은 시리아 정부군 전투기를 격추시킨 것이, 미군 주도의 반 IS 동맹군 ‘시리아민주군’을 공습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스파이서 대변인은 “과거에도 긴장을 완화하려는 시도가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낙관했다.

조셉 던포드 미 합참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리아의 우발적 충돌을 막을 통신 노선을 복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핫라인은 오늘(19일) 아침에도 사용됐었다”면서 “향후 몇 시간 동안 외교적ㆍ군사적으로 불협화음을 해소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그간 시리아 주둔 목적을 ISIS 격퇴라고 말해왔다”면서 “이 말이 사실인지 앞으로 주시하겠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혜미 기자/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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