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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선발 ‘토종 대약진’ …임기영 평균자책 1.82 ‘짠물투’
롯데 박세웅 등 눈부신 활약
베테랑 배영수도 명성그대로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2월에 치러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1라운드 조기탈락의 수모를 겪을때 마운드의 높이는 현저히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류현진, 윤석민, 김광현 이후 국내 선발진은 암흑기를 걸었다. 최근 5년 동안 새로운 토종 선발투수 중 자리를 잡은 이는 유희관과 이재학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토종 선발투수들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이들은 각 팀의 1, 2, 3 선발 자리를 꿰차며 맹활약 중이다. 신구의 조화 속에 모처럼 만에 KBO에 국내 선발진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순위를 살펴보면 국내 선수들이 상위 17명 중 7명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상위 17명 중 과반 이상인 10명이 순위에 올라 있다. 신선한 얼굴들이 등장했고, 기존 베테랑들도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KIA타이거즈 마운드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임기영

▶신데렐라와 안경 에이스=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은 매번 인터뷰에서 “한화에는 쓸 만한 투수가 없다”라고 했다. 그랬던 한화에서 트레이드 된 이후 기량이 만개해 한화를 배 아프게 하는 투수가 등장했다. 바로 임기영<사진>이다. 임기영은 2015년 송은범의 보상 선수로 KIA로 트레이드 되었다. 지난 시즌을 상무에서 보낸 임기영은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신데렐라로 떠오르고 있다.

임기영은 이번 시즌 12경기에 나와 7승 2패 74.1이닝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 중이다. 최다승 2위, 최다이닝 13위, 평균자책점 1위로 그야말로 눈부시다. 사이드암 불펜 요원 및 5선발 경쟁자가 될 줄 알았던 그가 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박세웅의 활약도 눈부시다. 박세웅은 이번 시즌 롯데의 실질적인 1선발이다. 박세웅은 이전까지 잠재력은 인정받았지만, 2015년 1군 첫해 2승11패 평균자책점 5.76, 2016년 7승 12패 평균자책점 5.76으로 기량이 만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경기력이 일춰월장하며 최동원, 염종석을 이어 ‘안경 에이스’ 계보를 잇고 있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커브의 달인’ 김원형 수석코치에게 커브를 전수받은 것이 큰 힘이 됐다. 현재 12경기 7승 2패, 74이닝,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하며 롯데의 흔들리는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다.

임기영과 박세웅 이외에도 한현희, 임찬규, 박종훈 등 리그에 젊은 선발 투수들이 대거 등장해 활약하고 있다.

▶품격의 베테랑 투수= 지난 6월 16일 KBO리그에서 6번째로 2,000이닝 달성이라는 대기록이 쓰였다. 주인공은 바로 현역 최다승 투수 배영수(한화)다. 삼성에서 이적한 후 지난해까지 4승(11패 1홀드)을 따낸 것이 전부였던 배영수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여파로 2016 시즌은 통째로 쉬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선수 생활 마감을 예상했다. 배영수 마저도 스스로 “2017년은 내게 마지막 승부”라고 선언할 정도였다. 그랬던 그가 12경기 6승3패,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하고 있다. 배영수의 이름값에는 걸맞지 않은 방어율이라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지난 2년간의 부진을 생각한다면 ‘부활’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다. 게다가 팀 내 최다승을 기록하며 선발진의 한 축으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

배영수 이외에도 지금은 부상으로 낙마한 송승준도 시즌 초반 부활투를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들어냈다. 송승준은 부상 전까지 14경기 4승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하며 흔들리던 롯데 마운드를 안정시켰다. 류제국, 윤성환 등 기존 베테랑 선발투수들이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각 팀 토종 선발 투수들이 외국인 에이스 못지않은 활약을 펼쳐주며 남은 시즌을 기대하게 한다.

차지훈 기자/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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