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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칫솔, 구강 건강 지킴이 ①] 어린이 10명 중 6명 “3분짜리 칫솔질 1~2분만에 끝낸다”
- 유디치과, 부모 600여명 대상 설문조사
- 부모 59% “아이, 1~2분이면 양치질 끝”
-‘3ㆍ3ㆍ3 법칙’ 잘 지키는 어린이 드물어
- 부모 27% “아이, 올바른 칫솔질 안한다”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워킹맘인 직장인 우모(45) 씨는 신학기 직전인 지난 2월 초등학교 4학년ㆍ2학년 두 딸을 치과에 데려갔다가 충격을 받았다. 두 딸 모두 영구치인 어금니에 충치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후 두 딸의 양치질 습관을 살펴보니, 모두 칫솔질을 시작한 지 2분이 채 안 돼 입을 물로 헹구기 시작했다. 우 씨는 “양치질은 꼼꼼히 3분가량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 양치질 습관도 제대로 들여 주지 못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영구치가 생기면 된다”며 젖니(유치)에 질환이 생겨도 방치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때 젖니가 빠진 자리에 나오는 영구치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어릴 때부터 치아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년) 충치 치료를 받은 환자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10세 미만의 어린이(21.8%)가 가장 많았다.

때문에 충치 등 각종 질환을 막고 치아 건강을 지키려면 어릴 때부터 ‘3ㆍ3ㆍ3 법칙(히루 3회ㆍ식후 3분 이내ㆍ3분동안)’을 지켜 양치하는 습관을 들여 줘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하지만 어린이 10명 중 6명이 1~2분이면 칫솔질을 마치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어린이 칫솔질 소요 시간ㆍ방법 실태. [자료=유디치과]

15일 유디치과에 따르면 이 병원은 최근 1~13세의 어린이를 자녀로 둔 부모 604명을 대상으로 어린이 구강 건강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부모 중 59%가 “자녀가 칫솔질을 할 때 걸리는 시간이 1~2분”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고광욱 유디치과 파주점 대표원장은 “발달과정에 따라 어린이의 입 안에는 1~32개의 치아가 있다”며 “이 중 단 한 개의 치아라도 닦지 않고 방치한다면 충치, 치주염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아를 한 개씩 꼼꼼하게 닦으면 평균 10분 정도 필요하지만, 치아가 마모될 위험이 있다”며 “때문에 3분간 양치질을 하는 3ㆍ3ㆍ3 법칙을 권장하고 있다. 1~2분이라면 모든 치아를 제대로 닦기에는 불충분한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칫솔질도 제대로 하는 어린이는 절반 가량인 것으도 드러났다. ‘회전법으로 이를 닦는다‘는 응답이 52%에 그친 반면 ‘위아래로 쓸며 닦는다(18%)’, ‘옆으로만 닦는다(9%)’ 등 자녀가 치아에 무리가 가는 방법으로 이를 닦고 있다고 답한 부모가 10명 중 3명 가까이나 됐다.

옆으로만 닦거나 위아래로 쓸며 닦는 방법은 양치질이 서툰 어린이가 쉽게 할 수 있는 칫솔질 방법이다. 하지만 치아 표면을 옆으로만 닦으면 치아와 치아 사이 구석의 이물질 제거가 어렵다. 또 위아래로 쓸며 닦는 방법은 치아와 잇몸 사이 경계 부위의 마모를 유발할 수 있다. 고 원장은 “초등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보호자가 가능하면 같이 칫솔질을 해주시는 것이 좋다”며 “스스로 (양치질을)한다고 하는 아이의 경우라도 먼저 닦은 후 부모가 다시 확인을 해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구강 건강에 대한 부모의 지식도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10명 중 3명은 ‘자신도 올바를 칫솔질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부모가 자녀의 구강 건강 관련 지식을 습득하는 통로에 대한 질문에 ‘친구, 친척 등 주변인’이라는 응답이 35%로 가장 많았다. ‘대중매체’, ‘관련 책자ㆍ신문ㆍ잡지’는 각각 30%와 9%였다. 반면 전문가인 ’치과의사ㆍ치과위생사’는 23%에 그쳤다.

고 원장은 “올바른 칫솔질 방법, 자녀의 치과 검진 시기 등 구강 건강 관련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의료기관을 방문해 전문가에게 교육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젖니의 경우 올바른 음식 섭취를 위한 저작(咀嚼) 기능뿐 아니라 차후 나올 영구치를 보호하고 영구치가 나오는 길을 확보해 주는 등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올바른 양치질 습관을 갖추고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 원장은 “치과 검진 후 의사가 치실, 치간칫솔 등 보조 기구의 사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경우 이를 통해 미처 제거되지 않은 음식물, 치태, 세균을 제거하면 구강 건강 유지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어린이의 구강 건강을 위해 의료기관 또는 교육기관을 통한 다양한 구강 건강 교육 등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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