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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예술 핫로드’ 한강진역 3번 출구길을 걷다
6호선 한강진역~이태원역 ‘꼼데가르송길’
미술ㆍ음악ㆍ도서 아우른 문화거리로 부상

거인책장ㆍ미술관 같은 독서공간 ‘북파크’
도자작품 보며 나눔도 참여 ‘스페이스신선’
음반들으며 아날로그감성 UP ‘현대카드존’등
3번출구길 원석같은 문화아지트 찾는 재미쏠쏠

[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한강진역이 새로운 문화예술 핫 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제2의 가로수길로 불리는 ‘꼼데가르송길’은 6호선 한강진역부터 이태원역까지의 대로를 말한다. 1번 출구 위쪽으로 경리단길과 리움미술관, 고급패션 편집숍 등이 자리해 몇 년 전부터 많은 관광객과 인파가 몰리며 이국적인 분위기로 주목받고 있다면 최근 3~4년 동안 3번 출구 길에는 공연, 미술, 음악, 책 등 문화와 예술, 여유와 나눔을 누릴 수 있는 공간들이 속속 들어서며 새로운 컬처스트리트로 급부상하고 있다. 3번 출구 길 가장 핫한 ‘문화아지트’를 둘러봤다.

[한강진역. 사진=다음지도 등]

▶책 공원서 놀자…‘북파크’=한강진역과 연결된 블루스퀘어는 뮤지컬, 콘서트장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도서, 미술, 강연 등 폭넓은 분야를 아우르며 복합 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블루스퀘어 2~3층에 위치한 ‘북파크’는 요즘 문화공간 좀 다닌다는 이들 사이에선 숨겨놓고 싶은 보물창고 같은 곳이다. 일단 다른 서점들과 달리 지상에 있는 북파크는 책을 고르고 읽는 동안 햇빛샤워를 할 수 있어 공원에서 책을 읽는 듯한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또 북파크의 얼굴이자 상징인,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이어진 국내 최대 규모(21m)의 책장은 셔터를 안 누르고는 못 배기게 하는 마성의 핫존.

[북파크의 핫존인 거대 책장과 계단]

북파크의 주인공인 7만5000여권의 책들은 2층과 3층에 과학, 인문, 여행, 여성 등 분야별로 나뉘어 비치돼 있다. 서가이면서 파티션으로도, 계단으로도 쓰이는 공간박스와 책으로 갓을 씌운 조명, 각기 다른 모양의 독서 의자, TvN 드라마 ‘시카고타자기’의 배경이며 영화 ‘인터스텔라’ 속 공간 같은 강연장 등 독특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잡는다. 또 갤러리와 남산이 보이는 북카페 테라스는 책을 읽다가 잠시 쉬고 싶을 때 찾으면 좋을, 쉼표 같은 공간이다. 친구들과 함께 종종 모임장소로 이곳을 찾는다는 김한나(40) 씨는 “아이들과 젊은층에게는 ‘책 놀이터’로, 중장년층에게는 책 안식처’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라며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해 종일 머물러도 심심하지 않다”고 말했다. 

[북파크의 다양한 공간구성과 인테리어가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뒷받침해준다.]

▶작품 보고 기부하고…‘스페이스 신선’=한강진역에서 이태원역 쪽으로 내려오다 물결 치는 듯한 큐브 모양의 데칼코마니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1층은 꽃과 향초 등을 전시, 판매하는 카페 형태이지만 도자로 만든 인포데스크와 의자가 현대 도자 작품을 전시하는 복합 문화공간 ‘스페이스 신선’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북파크와 함께 드라마 ‘시카고타자기’의 배경이 되기도 한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10개의 기부박스다. 관람료가 따로 없는 대신 미술영재 교육, 어르신 돌봄이활동 등 10가지 나눔활동 중 한 곳에 자발적으로 기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신선’하다.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재미있는 열두 동물 띠 이야기’전도 어렵지 않으면서도 따뜻하고 위트 있는 전시. 주말에 아이와 함께 다양한 질감의 열두 동물 도자작품을 보며 띠에 얽힌 이야기도 듣고 아이의 띠에 해당하는 그림에 색도 칠하며 착한 나눔에 대해 이야기하는 ‘가족 문화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스페이스신선의 외관과 1층 모습]
[스페이스신선에서 현재 전시 중인 ‘재미있는 열두 동물 띠 이야기’전]

▶보고 듣고 느끼고…현대카드 문화존 ‘바이닐 & 플라스틱’과 ‘스토리지’, ‘뮤직라이브러리’=꼼데가르송길 맞은편 길을 따라 좀 더 걷다 보니 현대카드가 운영하는 음악ㆍ미술ㆍ도서 공간이 모여 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1~2층의 안이 다 보이는 빨간 건물 ‘바이닐 & 플라스틱’으로, 바이닐이라 불리는 음반을 전시하고 들을 수 있으며 살 수도 있는 곳이다. 특히 1층 한편에 위치한 음반감상 섹션에서는 누구나 200여장의 음반을 30분간 들을 수 있도록 턴테이블이 돌아간다. 2층에도 거리를 보며 CD를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 ‘음악 자유구역’의 면모를 한껏 뽐내고 있다. 

[현대카드 바이닐&플라스틱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음악 공간이다.]

이 건물의 1~2층이 음악공간이라면 지하 2~3층에는 현대미술과 디자인, 건축, 필름 작품 등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실험적인 전시공간 ‘스토리지’가 있다. 현재 지하 3층에 설치된 ‘보이드(Void)’ 작품은 관람객이 직접 하얀 색 패브릭 속으로 들어가 움직일 때마다 공중을 걷는 듯한 예술 체험을 할 수 있어 색다르다. 

[현대카드 스토리지는 미술작품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이색 공간이다.]

그 옆 건물인 뮤직라이브러리는 ‘비움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준다. 1층은 바람마저도 자유로우며 잠시 앉아 쉬거나 탁 트인 한남동 스카이라인을 담기 좋은 포토존이다. 바람길 오른쪽에는 속이 다 보이는 도서관 같은 건물이 있는데, 현대카드 회원이라면 동반 2인까지 이용할 수 있는 음악공간이다.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의 공간은 ‘비움과 채움의 미학’을 보여준다.]

비틀스와 롤링스톤스, 레드제플린 등의 실물 희귀 음반 300여장뿐 아니라 벽을 따라 빼곡히 꽂혀 있는 1950년대 이후 서양 대중음악사에 남을 1만여장의 음반과 4000여권의 도서를 자유롭게 듣고 볼 수 있다는 점이 ‘뮤직라이브러리’에서의 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세월이 덧입혀진 재킷 속 바이닐을 직접 꺼내 턴테이블에 얹고 바늘을 올릴 때 나는 긁는 소리, 원반만이 낼 수 있는 깊은 울림 등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에서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가득한 바이닐음악을 맘껏 들을 수 있다.]

jo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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