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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 넘은 BJ ①]별풍선만 주면 다한다…“선정ㆍ엽기방송은 기본”
-선정적 장면 많을수록 수입 급증
-문제 불거져도 사이트 옮기면 그만
-여과 없는 노출에 청소년들 빠져들기도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최근 유명 인터넷방송 진행자(BJㆍBroadcasting Jockey) A 씨는 라이브 방송 중 소주병에 붙어 있는 여자 연예인의 사진에 자신의 혀를 가져다 댔다. 해당 BJ는 과거에도 성희롱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피해 연예인 소속사 측은 “합의는 없다”며 고소를 진행했다. 방송 정지를 당한 해당 BJ는 다른 사이트로 옮겨 방송을 이어갔다.

개인 인터넷 방송의 선정성이 도를 넘어가고 있다. 일부는 선정적ㆍ엽기적 내용으로 구독자 수를 늘린다. 황당할수록 후원금을 많이 받는 구조가 한몫한다. 청소년들은 방송 내용을 따라하기도 한다. 

[사진=여성 연예인을 상대로 성희롱 방송을 한 인기 BJ 방송화면 캡처]

A 씨는 물의를 빚은 후 자숙하겠다고 했지만 이후에도 문제가 된 방송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편집해 올리거나 피해 연예인의 고소 사건을 비꼬는 내용의 방송을 진행했다.

BJ 들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간 알려진 주요 사건 사고들만 하더라도 ‘성폭행범 김길태 따라하기’, ‘태국 여성 헌팅해 성기노출’, ‘인기 BJ 되기 위해 성 상납’, ‘길거리 여성 신체 도촬’, ‘해수욕장 변사체 발견’ 등이 있다.

‘5ㆍ18 폭동’ 발언, ‘기초수급자 비하’ 발언을 하는 등 극우성향 온라인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의 유행어 등을 따라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 ‘여자는 3일에 한번 때려야 한다’는 일베 유행어에 맞춰 함께 방송 출연 중인 여자친구를 폭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19금 누나 댄스’, ‘청순글래머 여캠’ 등 카메라 앞에서 속옷을 벗거나 야한 춤을 추는 행동도 여과없이 방송에 나온다.

BJ 들은 방송을 하며 소위 ‘별풍선’, ‘팝콘’으로 알려진 인터넷 화폐를 받는다. 구독자들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이 나올 때 더 많은 돈을 입금하는 경향을 보인다. BJ 등급에 따라 인터넷 방송 중계 사이트와 20~60%의 수익 배분을 한다. 또 유튜브 등 동영상 재생 채널에 올려 구독자 수에 따라 광고 수익도 얻는다. 유명 BJ의 경우 한달에 억대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이런 BJ들의 엽기적이고 선정적인 방송 내용은 많게는 수백만 명의 구독자에게 아무런 여과없이 공개된다. 실제로 스스로 삭발을 하고 소리치며 각종 음식을 방 벽에 던지고, 방송에 나오는 부모님에게 각종 욕설을 내뱉은 인기 BJ B씨의 경우 54만명에 육박하는 구독자수를 확보하고 있다.

초ㆍ중ㆍ고등학생들에게 BJ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실제로 서울의 한 보습학원에서 중학생들을 가르치는 이준희(35ㆍ가명) 씨는 “아이들이 낯선 단어를 자기들끼리 반복하면서 웃길래 어디서 나오는 말인지 물어보니 한 인기 BJ가 하는 말이라고 하더라”며 “해당 방송 내용을 보니 각종 욕설은 물론 음담패설을 뒤섞은 내용이라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초등학생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한 학급당 평균 5명은 장래 희망으로 BJ를 적어 내기도 했다.

이같은 BJ의 선정성 문제는 증가 추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해 ‘유해 콘텐츠’ 제보를 받아 심의한 인터넷 방송 건수는 718건이다. 2015년 176건의 4배가 넘는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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