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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이른 폭염…에어컨 전쟁①] 男 “덥다, 켜” vs 女 “춥다, 꺼”…직장인 性戰
-남직원ㆍ여직원 체감 쾌적 온도차이
-“신체 대사율에 따라 달라” 연구결과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1. 직장인 이정현(30ㆍ여) 씨는 카페에 들어갈 때마다 두리번거린다. 에어컨 바람이 안미치는 자리를 찾기 위해서다. 때 이른 폭염이 찾아오면서 식당, 카페는 물론 사무실, 택시들까지 에어컨 풀가동에 들어갔지만 반갑지가 않다.

이 씨는 “원래 더위를 안 타는 체질인데다 에어컨 바람에 눈이 건조해지다”며 “카페 갈 때마다 덜 추운 곳을 찾거나 직원에게 에어컨 강도를 낮춰달라고 늘 요구하는 게 귀찮은데 ‘나만 이렇게 더위를 안타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2. 은행원 박한수(32) 씨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100㎏에 육박하는 거구의 김 씨는 여름만 되면 줄줄 흐르는 땀을 주체하기 힘들다. 출근 후 첫 일과는 양복 상의를 벗고 에어컨 바람을 한참 쐬는 일이다. 김 씨는 “원래 땀이 많은 체질이라 요즘 같은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이면 에어컨부터 찾는다”며 “동료 여직원 중에 에어컨 바람을 싫어하는 경우가 꽤 있어 미안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때 이른 더위가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는 요즘, 에어컨을 수시로 켰다 껐다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찬바람을 피해 다니기도, 찬바람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 추위를 느끼는 정도가 다르면서 벌어진 일이다. 에어컨 전쟁이다.

직장인 장의진(29ㆍ여) 씨는 6월 중순쯤 되면 배가 살살 아프고 매슥거린다. 머리도 띵한 상태로 여름을 나야 하지만 병원을 가지는 않는다. 장 씨는 “증상이 몇 년째 반복되고 있다”며 “냉방병이라는 걸 너무 잘 알아서 굳이 병원에 가진 않는다”고 했다.

장 씨는 “우리 사무실만 해도 여직원들은 에어컨 끄려고 달려드는데 반해 남자 선배들이 다 켜려고 해서 끄자는 말을 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여성이 에어컨 추위를 타는 것은 신체 구조상의 차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지난 2015년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대학 연구팀이 내놓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건물 표준 냉방온도가 70년대 ‘나이 40세, 몸무게 70㎏ 남성’을 기준으로 설정됐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신진대사율에 따라 발생하는 열이 다른데 이는 키, 무게, 나이, 근육량 등에 달렸다. 여성은 남성보다 근육량이 적고 지방이 많은 편이라 몸에서 발생시키는 열의 양도 적다.

이에 쾌적함을 느끼는 온도 역시 다르다. 연구팀은 여성의 경우 섭씨 23~24도에서 쾌적함을 느끼는 반면, 남성은 섭씨 21~22도 사이에서 쾌적함을 느낀다.

연구팀은 “과거 직장인의 대부분은 남성이었지만 이제는 사무실에서 여성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실내 적정 냉방온도 설정에도 바뀐 성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남녀 신체 대사율 차이에 대한 연구는 에너지를 더 적게 소비하는데도 도움이 될수 있으며, 이는 곳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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