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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전야의 대형마트 허가제 ②] 대형마트 vs 전통시장, 역방정식도 있다
-2km거리 시장 반대…상암몰 무산위기
-대형마트 쉬어도 전통시장 매출 그대로
-무분별한 규제말고 합리적 대안 필요해
-전통시장도 자생적인 발전 노려야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롯데그룹이 중비중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복합쇼핑몰(이하 상암몰)은 계획이 준비되고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첫 삽을 뜨지 못했다. 인근 지역의 3개 상인회가 공사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공사에 반대하는 것은 상암동 상점가 100여곳과 마포농수산시장, 그리고 망원시장이다. 마포농수산시장은 상암몰 부지에서 1km, 망원시장은 2.1km가량 떨어져 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입지 조건 분쟁에 적용되지 않는다. 

서울 상암 DMC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롯데 복합쇼핑몰 사업이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인근 전통시장에 붙은 플래카드 모습.

‘생존권 보장’. 전통시장의 영세 상인들이 요구하는 바는 분명하다. 인근에 대형마트나 대형쇼핑몰이 들어올 경우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 두려워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불만을 제기한다. 일부 규제가 지나치게 제한적이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입점과 영업시간 규제 등, 많은 제한 사항들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게 부여되는데, 이들이 영세 상인을 살리는 것이 아니고 결과적으로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이에 대한 연구도 진행됐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9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사단법인 E컨슈머가 전국의 5개 전통시장을 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휴무일보다 영업일에 전통시장을 더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것이 사실이면 대형마트 영업일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반경 1.6km인근에 홈플러스가 위치한 광주광역시 양동시장은 대형마트가 영업하는 날 손님이 평균 4250명이었지만, 휴무일에는 3758명이었다. 916m 반경에 홈플러스가 위치한 청주 육거리시장도 대형마트 영업일에 평균 5494명이 방문한 반면, 휴무일에는 5260명이 마트를 찾았다. 913m반경에 롯데마트가 있는 신원시장도 영업일엔 평균 2990명, 휴무일엔 2989명이 마트를 찾았다.

광주송정역 시장은 전통시장의 특성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역 명물로 자리하며 많은 젊은층의 이색 데이트장소가 됐다.

이에 E컨슈머 측은 “통계적으로 대형마트 , 백화점 휴무는 전통시장 방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되레 전통시장 휴무일에 따라 매출에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다수의 소비자들이 쉬는날이면 전통시장 대신 온라인쇼핑을 찾는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로 업계 매출은 21% 줄었다. 그 기간 온라인 시장의 상품거래액은 지난 2014년 45조3000억원에서 2015년 54조600억원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엔 65조6200억원까지 증가했다. 대형마트 규제보단 더욱 합리적인 방식이 전통시장 살리기에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예시가 전통시장의 특성화다. 숭인동 광장시장, 광주역 송정역 시장 등 다수의 지역시장들이 최근 특색을 갖춘 시장으로 콘셉트를 전환했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각광받았다. 문화의 거리이자 이색 데이트 장소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소상공인진흥공단과 지역 지자체에서 해당 사업에 대한 활발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추세다.

이에 유통업계 관계는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무조건 전통시장의 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내부적으로 마케팅을 할 때 전통시장은 논외가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형마트나 백화점 차원에서도 최근에는 상생을 위한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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