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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1000조원대 부동자금, 모험자본 키울 적기다
부동자금 1000조원 시대에 접어든지 벌써 여러 달이다. 30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작년 말 현재 단기 부동자금은 1010조3000억원이다. 역대 최고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부동자금은 500조원 수준이었다.10년만에 2배가 된 것이다. 문제는 경제가 성장해서 늘어난 게 아니란 점이다. 그런데도 위기감이나 불안감이 없다. 증시로 갈지 부동산으로 갈지 향배에만 관심이 쏠린다. 이상하고 우려스런 일이다.

부동자금은 투자처를 찾지못해 잠시 고여있는 돈이다.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에 부동자금은 물가상승과 세금을 고려하면 실질이자 마이너스다. 어디론가 물꼬만 트이면 휘몰아쳐 나갈 돈들이다. 투기는 필연적이다. 지난해 돈된다 싶은 곳에는 수조원이 몰렸다. 공모주와 수익형 부동산, 강남 재건축시장은 돈 천지였다. 수익형 부동산에 1만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금도 그같은 위험성은 여전하다.

생각보다 경기가 좋다지만 근본적으로 한국경제는 달라진 게 전혀 없다. 시중에 넘치는 돈이 투자와 고용, 소비의 선순환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유동성 함정은 여전하다. 대기업들은 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리고도 금고에 돈을 쌓아두기만 한다. 부동자금의 증가는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그건 위험 요소다. 버블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 대처가 시급한 이유다.

부동자금은 선순환 되어야 한다.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해 부동자금을 유입시키는 게 최선이다. 공급할 자금은 넉넉하니 수요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 그게 자본시장의 역할이다. 미래 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하는 데 금융업과 자본시장이 기여할 기회다. 브로커리지와 같은 익숙한 분야에서 단기성과만 추구하지 말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그런 역량을 키워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이 모험자본 공급이다. 특히 중소기업과 창업기업에 대한 자금줄 역할을 해야 한다. 중위험 중수익의 금융상품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차별화된 펀드상품을 개발해 기관이나 개인투자자에게 보다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업구조조정이나 M&A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도 있다.

금융이 부동자금을 지렛대로 한국경제에 ‘새로운 희망의 빛’을 줄 수도 있다. 기업들이 투자할만한, 젊은이들이 창업할만한 실질적인 규제완화가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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