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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최악의 가뭄에 지금 꼭 4대강 보 열어야 하나
올해 가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2015년 40년만의 큰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그럴만도 하다. 최근 1년간 내린 누적 강수량이 1053㎜로 예년 평균치인 1308㎜의 80%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만 따지면 정도가 더 심하다. 지난 27일까지 강수랭은 161㎜로 보통 때의 56%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평년에는 75%선을 유지하던 전국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61%로 내려 앉았다. 더욱이 기온은 다시 30도를 웃도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다 기상청은 당분간 큰 비가 내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하니 걱정이 더 크다.

가뭄 지역도 2015년에는 인천 경기 강원 충북 경북 일부가 피해를 입었지만 올해는 충남 남부와 전북 일부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모내기는 절반 가까이 마무리돼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6월 이후에도 가뭄이 계속되고 저수율이 떨어지면 일부 차질이 불가피하고 마늘 등 밭작물까지 피해가 생길 수 있다. 저수지가 말라붙으면서 식수 부족 조짐도 서서히 보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긴급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하늘만 바라보고 동동 발만 구르는 농민들의 가슴은 갈라진 논밭처럼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올해가 유독 심하다고는 하나 가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게다가 앞으로는 기후변화 등으로 더 심각한 가뭄이 연례행사처럼 닥쳐올 가능성이 높다. 항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가뭄 때마다 정부가 나서 지원책을 마련하고 항구적 대책을 약속했다. 특히 재작년 가뭄 때는 농업용수 확충과 지속적 용수개발 등의 상시 가뭄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새로운 대책 만드느라 부심할 게 아니라 그 때 한 약속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부터 철저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자연 재해를 비켜 갈 수는 없지만 철저히 대비하면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가 다음달 1일부터 4대강 6개 보의 상시 개방을 결정한 것은 납득이 쉽게 가지 않는다. 농업용수를 퍼올리는 데 지장이 없는 수준까지만 낮춘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그렇더라도 수위가 낮아지면 인근 저수지 수위도 함께 내려가 자칫 농사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질 개선을 위해 개방이 필요한 건 맞지만 당장 화급한 모심기라도 끝나고 해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시라고는 하나 보다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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