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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역도 아닌 꽃뱀 역할…정나미 만들어가는 재미 있었죠”
임세미 ‘완벽한 아내’서 열연
큰 눈에 선한 役만 하다 반전
“초반엔 안 어울릴까 고민…
‘왜 저래’캐릭터에 푹 빠졌죠”

배우 임세미(30)는 드라마마다 좋은 역할을 해낸다. 그리 많지 않은 분량에도 캐릭터를 자신만의 매력으로 만들어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시청자에게 기억하게 한다.

2013년작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할 때만 해도 동네 꼬마 같았는데 이제 완전히 여자 느낌이 난다. ‘제왕의 딸, 수백향’의 은혜왕후, ‘굿바이 미스터 블랙’ 차지수, ‘쇼핑왕 루이’ 백마리, ‘완벽한 아내’ 정나미 역을 거치면서 연기 스펙트럼도 조금씩 넓혀나갔다.

드라마 ‘완벽한 아내’에서 내연녀이자 꽃뱀인 정나미 역을 연기한 임세미. 그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규정되지 않는 정나미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길동 기자/gdlee@

임세미는 최근 끝난 KBS ‘완벽한 아내’에서는 예쁜 미모를 십분 활용하는 ‘美테크’로 구정희(윤상현)에게 접근하는 정나미를 맡았다. 이런 역할은 자신의 해석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 배역이다. 임세미는 이 역할로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만들어냈다.

“역할이 악역도 아니고 꽃뱀이었죠. 주위에서는 안어울린다고 했어요. 좀 고민하기도 했지만,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니까 인간적인 모습 등 다양한 모습들이 있는 거에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규정되지 않는 정나미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어요.”

사실 임세미처럼 눈이 크고 서글서글한 미인형은 악역을 하기가 쉽지 않다. 뭘 해도 선해보여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시청자분들이 안믿어주면 어떡하지, 안어울리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정나미의 상황을 잘 끌고가면 되겠다 싶었어요. 정나미는 유부남 꼬시기 전문이에요. 그래서 엄마의 입원비를 갚아나갔죠. 자신의 머리로는 안되니까 갖고 있는 외모와 끼로 다른 남자에게 손을 벌리는 거죠. 은희(조여정) 엄마가 이걸 알고 돈을 많이 주니 저야 땡큐죠. 고소영을 남편인 윤상현과 떨어뜨리는 게 제 임무거든요. 그런데 윤상현 오빠를 막상 꼬시러 갔는데, 뺏을 것도 없고 너무 순수한 남자라 미션이 실패했어요. 그리고 막상 내연녀이자 꽃뱀인데 파격신이나 선정신이 없었어요.”

그는 ‘완벽한 아내’ 극 초반 예상치 못한 죽음으로 미스터리 불씨를 당긴데 이어, 살아 돌아왔다가 두 번째 죽음을 맞이하며 충격적인 반전을 이끌었다.

“정나미가 죽을 줄 알았는데 다시 돌아올 때는 불사신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불멸은 없고 인생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이길동 기자/gdlee@heraldcorp.com

임세미는 이처럼 미스터리뿐만 아니라 윤상현, 성준 등과의 케미 등 멜로와 코믹 액션 등 다채로운 연기를 펼치며 몰입도를 높였다.

임세미는 연기만으로 보면 명랑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지만, 학창 시절부터 ‘끼’가 있는 아이였다. 진선여고 2학년때 밴드를 결성해, 기타와 보컬을 맡기도 했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재학시절에는 교내에서 남자 역할을 많이 했다.

배우로 본격 시작할 때만 해도 매번 불안했다. 회사에서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공백기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제는 걱정하지 않아요. 불안감도 즐겨야죠. 신나게 맘껏 할 수 있는 것도 찾아보려고 해요. 연기자란 살아오면서 생긴 감정들을 끌어다 쓰는 직업이잖아요. 쉴때 막 놀아보기도 해야 할 것 같아요.”

얄미운 정나미를 사랑스럽게 느껴지도록 만든 비결이 있는 듯했다. 결국 삶의 내공이 쌓여야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였다. 임세미는 연약해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등산을 좋아한다. 시간이 나면 전국에 있는 산들을 올라간다. 북한산도 칼바위능선으로 오르고, 최근에도 덕유산 향적봉에 올랐다고 한다.

“처음에는 착한 연기를 하는 게 잘맞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순정 로코만이 아니에요. 화려하고, 얄밉고, 엉뚱하며, ‘왜 저래’ 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는 게 더 재밌어요. 제가 맘껏 뛰놀 수 있는 캐릭터를 해야 시청자들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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