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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건설史ㆍ현대건설 70년]도전의 70년, 59개국에 ‘코리아건설 魂’ 심어
1947년 5월 창립, ‘건설 신화’ 작성
국내외 3600개 공사수행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국내 건설업계의 ‘맏형’ 현대건설이 25일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현대건설 70년은 대한민국 건설의 역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 회사는 대한민국 경제발전사와 함께 했다. ‘무(無)에서 유(有)를 만든다’는 일념으로 건설 산업을 이끌었다. 1966년 해외 건설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뒤 현재까지 해외 59개국 821개 프로젝트(총 해외수주액 1227억달러)를 수행하는 등 나라 안팎에서 3600개 공사를 하며 노하우와 전통을 쌓았다. 작년엔 국내 건설업계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태국파타니나라타왓 고속도로 건설공사 현장 사진 [제공=현대건설]

건설역군, 대한민국 발전의 기틀을 놓다=현대건설은 광복직후, 6ㆍ25전쟁의 폐허 위에서 도로를 닦고, 끊어진 다리를 연결하고 건물을 세웠다. 경제개발 시기엔 열사의 땅 중동에서 오일달러를 벌어 국가재정에 보탬이 됐다.
춘천댐 건설, 경부고속도로 공사와 함께 1960년대 2대 토목공사의 하나로 꼽히는 소양강 다목적댐을 지었다. 토목, 기계설치, 건축 공사가 어우러진 종합적인 대형공사다. 7년만에 준공된 것으로, 현대건설은 여기서 자신감을 얻어 다른 댐 건설에도 적극 참여했다. 이 회사는 이밖에 진해 제4비료공장 건설을 위한 원자재 도입용 항만 설치 공사를 따내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1966년 9월 완공한 한국비료 울산공장은 연간 33만t의 생산량으로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다.

현대건설은 교량 건설 실적도 돋보인다. 가양ㆍ성산ㆍ양화ㆍ서강ㆍ마포ㆍ한강ㆍ한남ㆍ성수ㆍ잠실ㆍ마곡ㆍ암사대교 등 11개의 한강교량을 건설했다. 

경부고속도로 전경사진 [제공=현대건설]

최초의 해외진출=현대건설은 1966년 국내 건설업계 처음으로 해외 건설시장에 데뷔했다. 1965년 태국 방콕에 지점을 설치하고 임직원을 파견해 수주활동을 펼쳤다. 푸껫 교량공사에 첫 도전을 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총 공사비 522만달러 규모의 파타니나라타왓 고속도로 건설공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단 한 번도 고속도로를 건설한 적이 없는 회사가 서독ㆍ일본 등 선진국의 내로라하는 29개 글로벌 건설사를 따돌린 쾌거였다. 창업주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한 달에 일주일은 태국에서 살다시피했다. 정 명예회장은 비가 많이 내리는 기후 탓에 골재가 젖어 작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되자, “건조기에 비싼 기름 때 가면서 말릴 게 뭐 있느냐, 골재를 직접 철판에 놓고 구워라”고 지시한 일화는 전설처럼 내려온다.

현대건설은 중동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했다. 우리 정부의 중동진출 정책이 수립되기 전인 1975년 1월 이란에 지점을 설치했다. 중동에서 첫 번째 공사인 이란의 반다르 압바스 동원훈련조선소 공사를 수주했다. 이 회사의 건설 신화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공사부터 시작했다. 1976년 수주해 ‘20세기 최대의 역작’으로 불린다. 이 공사에 쓰인 모든 자재는 한국에서 만들어 바닷길로 운송했다. 수심 30m 파도에 흔들리면서 500t짜리 철구조물을 한계 오차 이내로 설치해 발주처로부터 무한 신뢰를 받았다.

카타르 국립박물관 전경사진 [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이 2005년 완공한 사우스파4ㆍ5단계는 완공기준으로 국내 건설사의 해외 플랜트 수주 사상 단일 규모로는 최대(16억달러)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2009년), 카타르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2011년)도 성공사례다.

올해 준공 예정인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316개의 원형패널이 뒤섞여 지붕을 이룬 기하학적인 형상으로 세계 건축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막의 장미’로 불리는 응결체, 추상적인 개념을 현실화시킨 건물로 현대건설의 탁월한 시공능력을 세계에 알린 작품이다.

현대건설은 장대교량 건설의 강자로도 자리잡았다. 2016년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를 완공했다. 총연장 36km의 해상교량인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 교량과 아프리카 진자 교량, 칠레 차카오(Chacao) 교량 공사를 현재 시공하고 있다.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전경사진 [제공=현대건설]

다가올 100년을 준비=현대건설은 2011년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뒤 외형성장에 치우치기보단 내실을 다지고 있다. 경쟁입찰에서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양질의 프로젝트가 아니면 수주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가고 있다. 현대차그룹 편입 이전에 이뤄졌던 UAE와 쿠웨이트 등의 해외 저가 수주를 선제적이고 보수적인 회계처리로 손실 처리를 완료했다. 수주심의위원회 기능을 강화해 ‘양질의 공사’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작년 영업이익 1조원을 낸 바탕이다.

기존 시장이던 중동에선 고부가가치 공종에 집중키로 했다. 신흥시장에선 새로운 수요 창출에 진력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중남미(카라카스ㆍ산티아고), 유럽(이스탄불), CIS(타슈켄트), 이란(테헤란) 등 6곳의 지사를 새로 설립했다. 향후에도 현대건설은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 영업지사를 확대하며 수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특히 현대ㆍ기아차의 네트워크와 글로벌 인지도를 적극 활용해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미래성장 사업기반 확보ㆍ글로벌 사업역량 강화ㆍ위기관리 대응체계 구축 등 세부적인 실천 과제를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며 “성장성ㆍ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핵심상품과 신성장동력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조직 및 기획ㆍ영업ㆍ기술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진정한 ‘엔지니어링 기반의 글로벌 건설리더’로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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