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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짠’ 중앙대 vs ‘물’ 서울대…학생 울리는 ‘고무줄 학점’

  • 기사입력 2017-05-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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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A학점 이상 33% vs 64% 극과극
-‘무한재수강’ 통한 학점 뻥튀기 만연
-기업은 아예 학점 반영 비중 줄여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취업준비생인 대학교 4학년 이시영(28) 씨는 지난달 한 기업의 공개채용 최종면접에서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졸업 학점이 4점이 넘어 자기소개서에 ‘성실히 대학 수업을 들었다’고 기재했는데, 이를 본 면접관은 오히려 “요즘 다 받는 학점을 너무 부풀린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씨는 “학교가 학점이 짜기로 유명한 학교다 보니 학점이 높다는 점을 어필하려 했는데, 정작 기업에서는 학점을 믿지 않는 분위기”라며 “결국 자격증을 하나 더 따야 하나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24일 대학알리미 등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 졸업생 중 A(90점) 학점 이상을 받은 학생 비율은 중앙대가 33.5%로 4년 연속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서울대는 지난해 전체 졸업생 3273명 중 2102명이 A 학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율로 따지면 64.2%에 달한다. [사진=123rf]

취업의 ‘예선전’ 또는 ‘기본 스펙’으로 불리는 졸업 학점을 두고 학교 간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사이에서 ‘학점 인플레’ 현상이 만연화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도 정작 기업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 등 학생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24일 대학알리미 등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 졸업생 중 A(90점) 학점 이상을 받은 학생 비율은 중앙대가 33.5%로 4년 연속 최저를 기록했다. 성균관대와 경희대도 각각 38.3%와 46.9%로 뒤를 이었다.

반면, 서울대는 지난해 전체 졸업생 3273명 중 2102명이 A 학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율로 따지면 64.2%에 달한다. 뒤를 이어 한국외대도 지난해 졸업생 중 55.5%가 A 학점 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대는 지난 2015년 61.9%에서 오히려 A 학점 졸업생 비율이 높아졌다.

이처럼 대학마다 학점 비율이 차이 나는 현상을 두고 대학에서는 재수강 제도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점을 올리기 위해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 재수강과 학점 포기 제도”라며 “특히 재수강제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학교의 경우 높은 점수가 나올 때까지 재수강을 해서라도 학점을 올리려는 학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대학들도 학사관리 기준을 강화해 ‘학점 인플레’ 현상을 방지하고 있다. 실제로 학점 관리가 엄격한 중앙대는 ‘C+’학점 이하로 받은 과목을 대상으로 1회에 한해 재수강을 인정하고 있다. 재수강 한 과목의 성적도 상한선을 둬 ‘B+’ 이상은 받을 수도 없다. 성적증명서에는 아예 재수강한 과목에 따로 표시까지 한다.

중앙대 관계자는 “대학 교육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해 학생들의 일부 불만에도 학사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도 학교와 졸업생에게 모두 긍정적 효과”라고 말했다.

반대로 졸업학점 성적이 높은 편인 서울대는 재수강 학점의 상한선은 있지만, 횟수에 제한이 없어 악용되는 경우도 많다. 특정 과목을 세 번씩 들어가며 평균 학점을 높이는 경우도 있어 성적을 평가해야 하는 교수가 곤란해 하는 경우도 있다.

한 서울대 교수는 “교육적 측면에서 같은 수업을 여러 차례 들으면 시간 낭비라는 생각을 하지만, 학점을 생각해야 하는 학생들도 신경쓸 수밖에 없다”며 “다른 대학처럼 횟수를 제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했다.

‘물학점’ 대학이라는 오명에 결국 피해를 보는 쪽은 학생이다. 기업에서 학교마다 학점 가중치를 다르게 계산하거나 아예 학점 비율을 축소하고 다른 스펙의 비중을 높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취업지원센터장은 “취업률을 위해서라도 학교 평판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기업의 취업 담당자들이 학점 인플레 얘기를 꺼낼 때마다 진땀을 빼야 한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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