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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멀고 먼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22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민간 금융회사 64곳에 대한 자체 신용평가결과는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자체 신용평가란 모기업이나 계열사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자체신용도다. 개별기업의 독자적 채무상환 능력이 되는 셈이다. 일차적 공개 대상인 64개의 금융기관중 47개사(73.4%)가 세부등급상 1단계, 4개사(6.3%)는 2단계의 차이를 보였다. 차이가 없는 곳은 13개사(20.3%)에 불과했다. 거의 대부분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용등급에 차이가 난다는 것은 정부 또는 모회사로부터의 지원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거나 모회사의 신용등급과의 차이가 커서 최종신용등급에 영향을 받은 경우다. 어쨋거나 그동안의 신용평가 결과에대한 믿음에 손상이 가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내년부터 일반 기업에대한 자체 신용평가결과도 발표되니 시장에선 한바탕 태풍이 몰아칠 수 밖에 없다.

금융위는 이번 자체신용도 공개가 신용평가사들이 내린 등급의 적정성에 대한 시장감시 기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금융위는 또 신평사의 부실평가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올해 상반기 중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신용평가시장의 신뢰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단하기는 이르다. 여전히 시장에대한 신규진입과 퇴출은 자유롭게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현재 수준의 제도와 기준, 관행 및 시장 상황에서는 신규진입을 허용할 경우 영업경쟁으로 인한 부실평가나 등급쇼핑 확대, 파이 나눠먹기 심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공산이 크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우리의 신용평가 시장처럼 고인물은 없다. 그 폐해의 역사가 30년이다. 신용평가시장의 선진화는 신용평가사의 독립성 확보를 의미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기간 관행처럼 이어져 온 신평사와 기업과의 유착 관계, 즉 등급 쇼핑, 등급 인플레이션 등의 공공연한 등급장사를 뿌리 뽑는 일이기 때문이다.

가장 올바르고 빠른 길은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구축하지 못한 신용평가사가 시장에서 도태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IT기술과 인프라를 이용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신용평가사의 출현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 현재 사용 가능한 엄청난 데이터만 활용해도 서비스의 차별화가 가능하다. 그런 변화가 없는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동양그룹,대우조선 등 신용평가사들이 제 기능을 못해 국민경제에 준 피해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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