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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이(shy)한 생보사? 국제신용평가 왜 안받나
“국내에서만 영업, 필요없다”
편법회계로 이익투명성 낮아
자본확충시 해외조달 어려워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이 절실해지면서 해외조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생명보험사들이 국제신용평가 등급에 발목이 잡혀 해외조달은 ‘그림의 떡’ 신세다.

고금리 확정형 상품 부채가 많은 최근 생보사들은 앞다퉈 신종자본채권이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한정된 가운데 채권 발행이 몰리면서 국내 시장은 이미 공급 과잉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뒤늦게 자본 확충에 나설 경우 수요자를 찾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금리는 3~4%대로 치솟았다. 매년 감당해야할 채권이자보다 높은 운용수익을 거두려면 국내에서는 어렵다. 해외 채권이나 해외대체 투자를 물색해야 한다. 결국 달러가 필요한데, 원화로 조달한 돈을 다시 달러로 바꾸로 환헤지까지 하려면 실제 이자비용은 4~5%까지 올라가게 된다.


반면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하면 이자율 자체도 낮고, 달러로 바꿀 필요도 없다.

하지만 생보사들은 해외 조달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신용평가 등급이 없어서다.

손보사의 경우 빅3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와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S&P와 AM베스트로부터, K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NH농협손보 등은 AM베스트의 신용등급을 획득했다.

하지만 생보사 가운데 국제신용등급을 가진 곳은 교보생명이 유일하다. 교보생명의 경우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A1)와 피치(A+)로부터 등급을 받아 놓은 덕에 이번에 달러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설 수 있었다.

국제신용평가 등급을 획득하려면 5년 이상의 업력은 기본이고 마케팅 전략, 브랜드 경쟁력 등 필요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매년 평가 때마다 들어가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손보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보험과 재보험 거래를 하는 손보사는 국제신용등급 획득에 적극적이다”면서 “해외에서 개인보험 영업을 할 때도 국제신용평가 등급이 있으면 훨씬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신용등급이 기업경영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자본확충의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국제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면 자본조달 범위나 조건이 유리하다“면서 “저금리 때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재분류하는 등 임의적으로 회계기준을 바꿔 이익을 부풀린 생보사들은 재무구조나 자본구조 때문에 국제신용평가 등급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생보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영업하는 회사들이 굳이 비용과 시간을 들여 국제 등급을 받을 필요가 없다”면서 “지금으로서는 해외 자금 조달도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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