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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감받지 못한 정종철의 SNS
개그맨 정종철<사진>이 SNS에 KBS2 ‘개그콘서트’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드러낸 글은 심정적으로 공감은 되지만 소통의 방식에서는 허점을 드러냈다.

정종철은 지난 15일 “900회 맞이 인터뷰 제안 한번 안 들어왔네요. 나름 저에겐 친정 같고 고향 같은 프로그램인데. 전 900회인지도 몰랐네요. 많이 아쉽고 서글픈 생각이 듭니다”라고 썼다.

왜 인터뷰 제안이 안 들어왔는지는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된다. 그래도 답이 안나오면 ‘개콘’ PD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는 게 순서다.


그렇게 하지 않고 SNS에 소외된 감정을 글로 쓰는 것은 외부(언론)를 끌어들여 집안 갈등과 분란을 키우게 된다. 이런 걸 연예인이 SNS에 쓰는 건 기사화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걸 정종철 정도의 연예인이라면 다 안다.

정종철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원인을 제공한 건 맞지만 본질이 흐려져 아쉽다”라고 했지만 본질이 흐려지게 한 것은 정종철 자신이다.

게다가 지금은 ‘개콘’의 상황이 최악이다. 1999년 9월 4일 첫방을 한 이래 가장 긴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주목 받는 코너가 나오지 않고 있는 등 ‘장기적 노잼’이다.

정종철이 ‘개콘’의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그런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자칫 개콘 흔들기 또는 찬물끼얹기를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정종철이 ‘개콘’의 공로자이고 그의 이번 입장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기자는 정종철의 이런 소통방식을 지지할 수 없다. 김대희나 김준호 등이 나름 900회 특집을 잘 해보려고 한 노력까지 허무하게 만들 필요는 더더욱 없다.

900회 특집 첫주에 유재석을 세웠는데도 큰 재미는 없었다.(유재석이 재밌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게 유재석 잘못은 아니다. 임혁필의 댓글로 인해 KBS 코미디언 후배들을 격려하고 축하하는 차원에서 출연한 유재석을 머쓱하게 할 필요는 없다. 물론 KBS ‘개콘’ 제작진들이 개콘에 나오는 개그맨이 타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걸 공공연히 막고, 타 프로그램 출연여부를 ‘개콘’ 제작진에 물어봐야 하는 어불성설 구조임을 알고는 있다. 하지만 이런 폐쇄적인 구조도 하나하나 고쳐나가야지, 따돌림 받은 개그맨이 “개콘 출신 개그맨들이 왜 웃찾사를 가고 코빅을 가는지 깊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개콘을 지키는 개그맨들은 티슈가 아닙니다”라면서 “왜 나만 몰라줘” 하는 식의 공개적 불만 제기는 본인 활동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종철은 ‘개콘’에 출연하건, 다른 예능에 출연하건 프로그램이 있어야 개그맨이 존재한다. 다른 예능프로그램에도 별로 출연하지 않는 그가 ‘개콘’ 제작진과 감정 밀당을 할 필요는 더욱 없을 듯하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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