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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갭투자, 슬금슬금 다시 인기
2년전 年27% 고수익의 추억
전세 만기·집값 상승세 원인
‘깡통전세’ ‘역전세난’ 위험도


아파트가격이 조정 우려 예상을 깨고 견실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난 1~2년간 크게 번진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갭투자는 전세금에 자기 돈을 얹어 집을 산 뒤 집값이 오르면 이를 되팔아 시세차익을 올리는 전형적인 차입(leverage) 투자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일부 지역의 경우 80%까지 오르자 비교적 소액으로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난 2015~2016년 부동산 투자의 공식처럼 여겨졌던 기법이다. 실제 2년전 서울시 내 각 구별 전세가율과 아파트 가격 상승분을 따져 수익률을 계산하면 평균적으로 약 27%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성북구의 갭투자 수익률은 무려 40%가까이 된다. 전세가율이 75.4%로 높았던데다 길음뉴타운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10%가량 뛰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드는 건 2년전 갭투자로 맺은 전세계약 만기가 다가오는 시기적 요인에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하는 시장상황 때문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새 0.06% 올라 2주 연속 같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집값이 받쳐줄 것이란 기대가 돈을 갭투자로 모으는 것이다.

여기에 갭투자와 함께 소액으로 부동산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었던 신규 분양권 투자가 지난해 정부의 ‘11ㆍ3부동산 대책’으로 어려워지면서 갭투자가 반사효과를 누리는 측면도 있다. 신규 분양권은 전매기간 제한 기간이 길어난데다 은행의 대출문턱이 높아져 금융비용이 증가했지만 갭투자는 필요자금을 전세입자로부터 무이자로 빌리는 형식이라 이 같은 고민에서 자유롭다.

하지만 공격적인 갭투자가 언제나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갭투자의 필요조건인 집값 상승과 충분조건인 높은 전세가율은 그만큼 위험요인이다. 만약 집값이 되레 떨어지면 시세차익은 고사하고 자칫 ‘깡통전세’로 전세입자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 또 단기에 입주물량이 몰리는 지역이라면 전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 ‘역전세난’을 겪을 수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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