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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비디오 판독
‘챌린지(Challenge)’란 말엔 도전이란 뜻과 이의를 제기한다는 의미가 있다.
지난해 브라질 리우올림픽 배구경기 TV 중계 때 이 단어가 자주 화면에 나왔다. 판정이 미심쩍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면 뜨는 자막이 ‘챌린지’였다.

덕분에 겸연쩍을 일이 많았던 이가 심판이었다. 권위는 추락했다. 공이 선 밖으로 나갔다고 준엄하게 결정했는데 카메라로 확인해보니 그게 아닌 걸로 나오기일쑤여서다. 그래도 심판은 자리에서 쫓겨나지 않았다. 누굴 그 자리에 갖다놔도 ‘실수는 불가피하다’는 인지상정의 합의다. 

[사진=연합뉴스]

축구도 시대를 역행할 순 없었나보다. ‘오심도 축구의 일부’라며 비디오 판독 시스템 도입을 거부하더니, 지난주 국내에서 개막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운용하고 있었다. 명칭은 ‘VAR(Video Assistant Referees)’다. 작년부터 미국 프로축구(MLS), 일본에서 개최한 열린 클럽월드컵에서 시험해봤다. 기존 4명의 심판에 카메라까지 더해지니 보는 눈이 확실히 많아졌다.

축구 경기규칙을 관장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설립된 게 1886년이니까, 130여년만에 ‘경기의 판을 바꾸는 결정(match changing dicision)’을 기계에 맡기게 된 셈이다. VAR가 관여할 수 있는 장면은 득점상황, 페널티킥, 레드카드, 경고를 줄 선수판별 등 4가지다.

열정이란 이름으로 덮어뒀던 숱한 부정직의 순간을 솎아낼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극성팬이 득실대는 축구는 감정에 치우칠 개연성이 많기에 이를 누그러뜨릴 이성의 개입이 필요하다.

FIFA는 심판도 VAR에 따라 판정을 바꿀 수 있게끔 했다. 누가봐도 오심인데 권위 탓에 번복하지 않는 뻔뻔함을 조금 내려 놓으라는 의미로도 읽힌다.

탈(脫) 권위의 시대, 무오류의 아집을 벗어야 모두 박수칠 결과를 얻는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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