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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바다·나무가 반기는 그 길…5월 어느날, 기충전 드라이브
정선 만항재 ‘1330m 고원’풍광 으뜸
동해안 헌화로, 해안바위 날 보는듯
곡성 메타세콰이어길 ‘건강한 질주’


지난해 종영한 tvN 드라마 ‘시그널’의 마지막 장면은 긴박했다. 이제현이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파도의 공격을 이겨내면서 바닷물에 젖은 해안도로를 질주한다. 김혜수와 이제현이 부정한 권력에 의해 또다시 침탈당할 위기에 빠진 조진웅을 구하려고 달리던 이 해안도로는 이 드라마가 장애물을 넘어 ‘미래를 바꾸는 희망’으로 종결될 것임을 암시하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이곳은 헌화로(강릉)이다. 절세의 수로부인에게 절벽의 꽃을 꺾어준 노인 얘기에서 모티브를 딴 절벽아래 해안길. ‘자줏빛 바윗가에/ 잡은 손에 암소를 놓으라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 하시어든/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미녀 수로가 아름다운 꽃에 시선이 머물자, 소를 몰고가던 노인이 초인적인 능력으로 위험천만한 절벽에 핀 아름다운 꽃을 꺾어바치는 내용이다. 지고지순한 열정의 상징이다. 파란만장했던 대한민국의 2017년 5월, 정의와 행복을 향한 국민의 열정이 넘치기에, 헌화로 드라이브는 시대정신에 맞는 힐링이다.


이 해안도로는 동해시 최북단해안 망상과 강릉시 정동진 사이, 옥계면에 있다. 바윗돌에 부딪치는 파도 포말, 기암괴석의 해안절경, 어부들의 평온한 삶도 볼 수 있다.

▶드라마 ‘시그널’파도를 견디는 질주= 삼척시 새천년해안도로, 동해시 천곡해안도로, 어달-망상 해안로를 지나면, 강릉시 옥계면 도직해안도로를 만나고, 잠시 한라시멘트를 우회한 뒤 옥계해수욕장을 지나면서부터 이 헌화로가 시작된다. 헌화로가 끝나는 지점은 정동진 남쪽 절벽 아래 심곡항이다. 최근 심곡항에서 정동진 선크루즈까지 해변 부채바위 나무데크길이 생겼다.

헌화로 앞바다 바윗돌들의 형세가 심상치 않다. 바위들 옆면에 나타난 지층의 모양새로 보아 바윗돌들은 일제히 육지를 향해 얼굴을 보이며 45도쯤 기울어진 상태로 서 있었다. 육지의 절벽의 지층 역시 해안 바위의 지층 무늬와 동일한 각도를 유지한다. 바다에 있는 돌이 육지를 연모하거나, 육지를 향해 집단시위하는 듯한 모습이다. 드라이브하다 보면, 바위들이 째려보는 듯한 느낌 때문에 시선을 가끔 돌리게 된다. ‘똑바로 살라’로 육지를 향해 소리치는 듯 하다.

출발점인 금진해변엔 몇 해 전 서핑 스쿨과 숙소, 카페 등이 들어섰다. 정동진을 지나면 하슬라아트월드, 등명락가사, 안목커피거리, 주문진수산시장으로 이어진다.

▶영화 ‘곡성’메타세콰이어 길을 달리다= 섬진강을 지나 메타세콰이어길를 통과하는 17번 국도 곡성-구례 구간은 ‘건강한 질주’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호젓한 드라이브를 원한다면 가정역 인근의 두가세월교를 건너 섬진강로를 따라 달려도 좋다.

영화 ‘곡성’을 촬영한 메타세퀘이어 길 인근엔 섬진강의 운치 속에 증기기관차와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섬진강기차마을, 도깨비를 테마로 한 섬진강도깨비마을, 섬진강과 지리산의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지는 사성암과 섬진강변 대나무숲, 지리산을 대표하는 화엄사와 반달가슴곰 생태체험장 등이 있다.

▶동계올림픽 고원의 봄 드라이브= 고갯마루가 해발 1330m에 달해, 국내 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정선 만항재는 고한과 영월 상동, 태백시가 만나는 지점에 있다. 고원 드라이브의 정수를 만끽한다. 대한민국의 또다른 희망, 올림픽 메카가 될 이곳이 겨울 아닌 계절엔 또 어떤 매력을 발산하는지 잘 보여준다. 정선 고한읍 상갈래교차로에서 출발해 정암사를 지나 만항재 넘어 태백의 화방재까지 16㎞쯤 달리는 구간이다.

길은 굽이굽이 휘돌아 운치 있다. 남한에서 여섯번째 높은 함백산(1573m) 턱 밑까지 오르니 백두대간의 고산 준봉이 운전자의 어깨쯤에서 물결 치는 풍경을 목도한다. 청정 고원지역 답게, 봄부터 가을까지 야생화가 피며, 밤에는 별이 반짝이고 하늘 가운데 은하수가 흐른다. 새벽에는 안개가 몰려와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역사적으로 좌절과 영광이 교차했던 5월, ‘심기일전’ 흉금이 상쾌하게 달릴 만한 곳으로, ▷쁘띠프랑스와 북한강의 아름다움에 수상 스포츠까지 체험할수 있는 75번 국도 가평 구간 ▷금강 상류를 넘나들며 호젓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금산 방우리~적벽강 구간 ▷꽃, 신록, 강물의 봄 정취가 진한 88번 지방도 중 봉화 춘양~영월 구간 ▷문화, 예술, 바다, 산 등 온갖 매력을 지닌 남해군 일주도로 구간을 한국관광공사는 추천했다.

함영훈 선임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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