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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박가격 반등세…조선업 바닥론 확산
VLCC·LNG선 국내 조선사 강점
삼성重·현대重 수천억 규모 수주
‘금융지원 공약’ 등 문재인 효과도


조선업 안팎에서 ‘업황 바닥론’이 확산되고 있다. 떨어지기만하던 선박 가격이 반등 추세로 돌아섰고, 초대형유조선(VLCC)과 LNG선박의 발주도 늘어나고 있다. VLCC와 LNG선박은 한국 조선사들이 특히 강한 분야다.

국내적으로는 ‘문재인 효과’도 겹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조선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때마침 불어온 유가 상승도 조선업 바닥론의 근거로 제시된다.

신조선가 상승 ‘턴어라운드’=16일 영국 조선해운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5월 신조선가 지수는 122포인트, 중고선가 지수는 86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 대비 각각 1포인트씩 상승한 것이다. 신조선가 지수가 상승한 것은 지난 2014년 5월 이후 꼭 3년만이다. 중고선가 지수도 하락세가 이어지다 이달들어 상승 반전했다. 통상 선박 가격은 추세가 한번 정해지면 해당 방향으로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씩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 예컨데 2014년 5월 신조선가지수는 140포인트를 기록한 뒤 36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달 사이 선가를 기준으로 선가가 계속 상승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장담키 어렵지만 업계 분위기상으론 바닥이란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3월과 4월의 선가지수가 121포인트로 동일했고, 이후 1포인트 상승한 것은 나름 의미부여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상황 개선도 눈에 띈다. 특히 VLCC 수주 증가세가 가파르다. 삼성중공업은 15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3798억원 규모의 VLCC 4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 계약엔 추가 옵션 4척 조건도 붙어있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세계 최대 유조선 선사 프론트라인(Flontline)으로부터 VLCC 4척을 수주했다. 2척은 건조 주문이 확정됐고 2척은 옵션이다. 전체 계약금액은 3억2000만 달러로 알려진다. 대우조선해양도 그리스 최대 해운사 안젤리쿠시스 그룹 자회사 마란 탱커스로부터 31만8000t 규모의 VLCC 3척을 2억5000만 달러에 수주했다.

VLCC 발주량이 증가는 선가 바닥론과 연관이 깊다. 선가가 더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에 선사들이 발주량을 늘리고 있고, 여기에 15년 이상 된 노후 선박에 대한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조선업황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확산되고 있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 바닥을 치고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조선도 시장 가격이 많이 내려가 중국도 더는 가격을 낮출 수 없는 상황이라 품질경쟁력이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효과’가세=국내적으로는 문 대통령 취임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울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선박회사와 선박금융공사의 기능을 통합한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해 조선업 금융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박 금융은 조선사들이 배를 수주해 만드는 동안 필요 자금을 은행으로부터 빌려 쓰는 것을 말한다.

문 대통령이 약속한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가 만들어질 경우 수주난과 자금난으로 어려움에 빠져있는 중소 조선사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가 LNG 추진 선박을 늘리기로 방침을 정한 것도 조선업계가 기대감을 키우는 이유다.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공공선박 발주 확대와 노후선박 교체 지원, 그리고 국내 해운사의 국적선 보유 유도 등의 방안도 공약에 포함시켜 둔 상태다. 특히 해양경찰과 지자체 등이 사용할 공공선박은 대부분 중소형 선박들로, 중소 조선사들이 이를 수주할 개연성이 크다.

유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조선업계로선 반갑다. 15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타 2.1% 상승한 48.85달러를 기록했다. 산유국들의 감산 기간이 내년 3월까지로 9개월 더 연장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가가 상승한 것이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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