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10조규모 ‘일자리 추경’ 추진 반응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추경 편성에 부정적이었던 정부도 부랴부랴 ‘일자리 추경’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분주하다.

하지만 추경 필요성에 대해서 전문가(전직관료ㆍ학계ㆍ국책 및 민간 연구원) 20명은 ▷필요하지 않다(55%ㆍ11명) ▷필요하다(40%ㆍ8명) ▷기타(5%ㆍ1명)로 팽팽한 찬반을 보였다.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들은 경기가 전반적으로 살아나고 국가재정법에 명시된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국가재정법은 추경 편성 요건을 ▷경기 침체 ▷대량 실업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대내외 여건에 대한 중대한 변화 발생 상황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특히 우리 경기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호전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추경편성 요건이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올해 1분기 우리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9%로 직전인 지난해 4분기(0.5%)보다 0.4% 포인트 상승했다. 바클레이즈,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10개 해외 투자은행(IB)의 올해 우리나라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2개월 연속 0.1% 포인트씩 상승해 2.6%로 높아졌다.

조동근 바른사회시민연대 공동대표(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편성 요건이 법제화돼 있다”면서 “임의적 편성은 불가하면 현재 추경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미 5월이 된 상황에서 추경보다는 위기관리에 주력하고 내년도 예산에 신정부 정책을 잘 반영하여 편성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대진 IBK경제연구소장도 “추경보다는 정부의 세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해야한다”면서 “이를 통해 고용창출 등 서민생활 안정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타’의견을 낸 전문가도 추경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우선돼야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고용지표와 세수 추이는 추경 편성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달 청년실업률(15~29세)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포인트 상승한 11.2%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4월 기준으로 최고치다. 지난 3월에 0.1% 포인트 하락했던 전체 실업률도 4월에는 4.2%로 전년 동월 대비 0.3% 포인트 상승했다. ㅍ또 지난 1분기 국세 수입은 69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 9000억원이나 늘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세수 풍년’이 상반기까지 이어지면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도 10조원대 추경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우리 실업률은 4%를 초과하고 있으며 청년실업률도 계속 두 자릿수가 지속되고 있어서 대량실업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추경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외경제여건의 개선이 주로 특정 산업에 집중돼 있다”면서 “이를 전반적인 경기회복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형태의 재정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설문에 참여 해주신 분들
▷강호상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고대진 IBK경제연구소장 ▷고준형 포스코경영연구원 동향분석센터장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전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장) ▷권혁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 ▷노대래 성균관대 석좌교수(전 공정거래위원장) ▷박재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전 기획재정부 장관)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신승관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지역분석1실장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정책팀장 ▷이수원 한림성심대 겸임교수(전 특허청장)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 ▷조동근 바른사회시민연대 공동대표(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한국납세자연합회장)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