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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베니스비엔날레] 마셀의 선택…사진으로 만나는 본전시
총감독 크리스틴 마셀의 선택

혼돈의 시대, 예술의 사회적 역할 질문

예술의 따듯하고 희망적 측면 강조




[헤럴드경제(베니스)=이한빛 기자] ‘물 위의 도시’ 베니스는 순식간에 ‘예술의 도시’로 바뀐다. 매 2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 국제미술전 기간동안 일어나는 일이다. 올해 베니스는 프랑스 퐁피두센터 선임 큐레이터인 크리스틴 마셀의 지휘아래 모처럼 따뜻하고 희망적인 예술의 측면이 강조됐다. 총감독으로 나선 마셀이 ‘Viva Arte Viva(비바 아르테 비바ㆍ예술 만세)’를 주제로 잡고,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집중했기 때문이다.

베니스비엔날레는 크게 두 섹션으로 나뉜다. 총감독이 직접 큐레이팅하는 국제전(본전시)와 각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국가관 전시다. 후자는 각 국가들의 대항전 성격이라면 전자는 총감독의 의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그 해 비엔날레의 성격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내는 전시다. 본전시가 한창인 아르세날레에서 눈에 띄는 작품들을 모아봤다. 



리밍웨이(53)는 타이완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다. 2009년 시작한 ‘고치기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관람객들이 자신의 헌 옷이나, 장갑, 목도리 등을 들고 전시장에 나타나면 함께 탁자에 앉아 짧은 수다를 떨며 옷을 고친다. 구멍난 곳을 형형색색의 실로 기우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과정을 통해 관객과 작가가 특별한 감정적 공유를 경험한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수선이 끝나면 실을 자르지 않고 한쪽에 쌓아두며, 이번 전시에선 세계지도 모양으로 펼쳐진 실패로 연결했다. 



캐나다 출신의 이누이트 작가인 카난지낙 포토곡(Kananginak Pootoogookㆍ2015~2010)의 작품도 나왔다. 데생화가, 조각가, 사진가인 포토곡은 이누이트 예술사에서 1950년대의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이누이트인들의 일상과 서구화되면서 나타나는 문화적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일종의 백과사전인 셈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그가 죽기 전 4년간의 작업이다. 사진은 2009년 고래사냥 , 종이에 잉크, 색연필, 존&조이 프라이스 컬렉션 



코소보 출신 작가 페트릿 할리라(Petrit Halilajㆍ31)는 거대한 나방을 아르세날레로 초청했다. 작가와 그의 어머니가 함께 작업한 작품으로 코소보 전통 직물을 활용해 만들었다. 나방은 작가가 어릴적부터 매료됐던 소재로 자신의 고향과 정체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망명, 전쟁, 그리고 버려진 지역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느껴진다. 밤에 뜬 무지개를 알아볼 수 있나요 (2017) Qilim, Dyshek, Jan carpets from Kosovo, polyester, flokati, chenille, wire, stainless steel, brass / courtesy the Artist



말리에서 태어나 바마코에서 활동하고 있는 압도울레 코나테(Abdoulye Konateㆍ64)의 설치작업은 직경 7미터의 규모를 자랑한다. 코나테의 작업은 관념적이면서도 현상적이고, 실재와 환상, 전통과 현대가 조합된 작품이 많은데, 특히 색상에 끊임없는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Bresil (Guarani) 2015’에서 사용된 색상은 특정 지역을 상징한다. 주 색상인 인디고 블루는 식민시대에 남미에서 가장 많이 수탈당한 색상이다. 작품에는 독특한 문양과 이국적 장신구도 달렸는데 이는 2015년 아마존에서 만난 구아라니 부족의 것이다. 



아르헨티나 출생으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릴리아나 포터(Liliana Porterㆍ76)는 ‘도끼를 든 남자 2017’로 실재와 재연을 넘나드는 질문을 던진다. 도끼를 든 남자가 부서진 물건들 사이 서 있는데, 그가 물건을 부수기 시작한 것인지 부서진 물건을 정리하려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사금파리부터 부서진 의자, 피아노에 이르기까지 도끼를 든 남자가 이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것일까 하는 의문까지 든다. 작가는 작가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질문을 멈춰버린 인간의 자세에 대해 지적한다. 



이외에도 미셸 블라지(Michel Blazyㆍ51)의 신발을 소재로 한 식물 설치작업과 에르네스토 네토 (Ernesto Netoㆍ53)의 그물을 활용한 거대 설치작업도 눈길을 끌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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