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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망쳐도 부처님 손바닥 안’…안심이 앱 “안심 되네”
 -서울시, 2일 은평구청서 안심이 앱 작동 시연
-켜자마자 위치정보 확인…CCTV로 안전 감시
-스마트폰 흔들자 사진ㆍ긴급문자 바로 전송
-시 “여성뿐 아닌 아동 등 대상으로 범위 넓힐 것”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역촌동 25-119에 긴급상황. 20대 후반 남성. 검은색 상의. 베이지색 하의. 행인 끌어안고 추행한 뒤 도주.”

지난 2일 오전 11시 서울 은평구청 안 통합관제센터에 비상벨이 울렸다. 길을 걷던 여성이 갑작스레 습격을 받은 것이다. 거센 저항에 당황한 남성은 이내 도주했다. 정신없이 도망치던 남성은 숨을 돌리려던 순간 당황했다. 한 길목에서 경찰이 그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범행 이후 3분 만에 일어난 일이다.
배현숙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이 은평구청에서 스마트폰 앱 ‘안심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1 제공=서울시]

‘부처님 손바닥 안’. 이 모든 일은 ‘안심이’ 앱 덕에 가능했다. 서울시는 이 날 은평구청에서 이러한 가상 상황으로 안심이 앱을 소개하는 프레스투어를 열었다.

안심이 앱은 시가 작년 3월 발표한 여성안심특별시 2.0의 핵심 사업이다. 여성과 노인 등 사회취약계층 대상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했다. 배현숙 시 여성정책담당관은 “서울 3만2597대 폐쇄회로(CC)TV와 스마트폰을 이어주는 앱”이라며 “안심이 앱만 있다면 시민들의 위험 상황을 24시간 감지할 수 있다”고 했다.

작동원리 설명은 통합관제센터에서 이뤄졌다. 센터에는 관내 2208개 CCTV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87개 대형 모니터가 자리했다.

안내를 위한 가상상황은 한 20대 여성이 혼자 걷는 모습부터 시작됐다. 여성이 안심이 앱을 켜자 위치정보가 센터로 들어왔다. 모니터 중 하나가 여성을 선명하게 비추었다.

이 때 마스크를 쓴 남성이 뒤를 밟았다. 이내 추행을 시도하자 여성은 스마트폰을 수차례 흔들었다. 관제실이 분주해진 순간이다. 시 관계자는 “안심이 앱을 켠 채 ‘도와주세요’ 버튼을 누르거나 스마트폰을 흔들면 관제실로 긴급 호출이 들어간다”며 “자동으로 사용자의 기본정보, 현장 사진ㆍ동영상도 이곳으로 전송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수로 전송되는 일을 막기 위해 10초 간격을 두고 그 사이 취소할 수 있는 기능도 넣었다”고 덧붙였다.

호출을 받은 직원은 상황을 파악한 뒤 인근 경찰을 호출했다. 촘촘한 CCTV망에 따라 도주하는 남성 위치도 실시간으로 알려줬다. 경찰이 태연히 남성 앞에서 기다릴 수 있었던 이유다. 현장에 있던 한 경찰은 “(안심이 앱이) 피해장소 확인, 피의자의 도주경로 파악 등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출동 시간도 최소 3~5분 이상 절감된다”고 호평했다.
한 남성이 여성에 강제추행을 시도하는 모습을 통합관제센터 직원들이 주시하고 있다. [사진2 제공=서울시]

이 날 시는 안심이 앱의 추후 활용방안도 설명했다. 우선 앱 안에 데이트 폭력 등 여성안심종합정보를 담기로 했다. 또 이용층을 넓힐 목적으로 목걸이 모양 비콘, 근거리무선통신(NFC)카드로도 앱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당초 운영 중인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 앱은 이번 앱과 통합한다. 서비스 이용에 통일성을 주기 위해서다.

프레스투어에 함께 한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은평 등 서울 곳곳에는 아직도 어두컴컴한 곳이 많아 관련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며 “안심이 앱이 시기적절하게 잘 나왔다. 앞으로도 서울시와 함께 꼼꼼한 생활행정을 펼쳐가겠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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