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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벤처투자 ‘법적지위 강화’ 움직임…신정부 ‘제3기 벤처정책’에 부응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중소기업청 산하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법적 안정성 강화 방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몇 년간 인력 규모가 급격히 커진데다, 새 정부의 ‘제3기 벤처정책’ 수립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과거 정치권에서 제기됐던 ▷초기 벤처기업 투자 기피 경향 ▷영화 투자 편중현상 등이 개선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한국벤처투자는 “관련 지적사항 자체가 사실과 다르거나, 현재는 대부분 개선된 만큼 벤처생태계 지원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26일 벤처ㆍ중소기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최근 ‘벤처생태계 지원 강화 방안’ 연구를 시작했다. 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새 업무 발굴과 역할 확대 방안 모색이 핵심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연구용역 제안서에서 “한국벤처투자의 법적 안정성 강화 및 지배구조 개선 방안, 그리고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필요하다”며 “공공기관의 법적 지위별 장단점을 분석하고, 영리 사단법인ㆍ비영리 사단법인ㆍ재단법인 등 그 형태에 대한 분석도 실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벤처투자는 늦어도 오는 7월 말까지 연구를 마치고, 영역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리서치 기능 강화 ▷전산시스템 구축 ▷글로벌 진출사업 강화 등 업무 확대 방안과 기대효과도 연구 항목에 포함됐다.

한국벤처투자의 법적지위 재정립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벤처투자는 앞서 2009년에도 ‘한국벤처투자 중기 발전 방안 연구’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을 모색한 바 있다. 기타공공기관ㆍ창업투자회사라는 법적지위로 인해 업무수행에 다양한 제약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독립적인 법적근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부 리서치 본부를 (가칭)‘벤처캐피탈 연구소’로 확장하기 위한 전문인력 확충, 글로벌 역량 강화 필요성도 이때 제기됐다. 한국벤처투자의 임직원수는 이후 급격히 증가, 2015년 64명으로 준정부기관 지정 기준(50명 이상)을 훌쩍 넘어섰다.

당시 시장 기능이 강한 조직 특성을 반영해 경영평가 대상인 준정부기관 지정을 보류하기는 했지만, 현상태에 마냥 머무를 수도 없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온다. 한국벤처투자가 효율적 법적 지위 및 단체 성격 파악에 선제적으로 나선 이유다.

그러나 한국벤처투자의 이런 움직임에 일부 비판도 제기된다. “비교적 운신의 폭이 큰 기타공공기관 지위를 누리면서도 모태펀드 운용과정에서 다양한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제 와 지위 확립에 힘을 쏟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국정감사에서 이진복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글로벌 콘텐츠펀드 1호는 영화 설국열차에 130억원을 투자해 83억원을 회수했다. 문화계정 손실률이 30%에 이른다”고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2014년에는 한국벤처투자의 문화콘텐츠 투자금액 중 55%가 영화에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게임ㆍ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위한 토양을 제공하지도 못했을뿐더러, 투자금 회수도 부진했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한국벤처투자는 “영화 설국열차에 178억원을 투자했고, 회수금은 올해 3월말 기준 144억원”이라며 “영화 투자는 프로젝트 방식으로 부가판권 판매 등을 통한 회수가 계속 이뤄지기에 현재 회수금을 기준으로 손실이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한국벤처투자는 또 “문화계정 수익률은 –3.63%로 일부 손실이 발생하고 있지만, 모태 자펀드 전체 수익률은 6.83%로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영화분야 투자비중 역시 2015년 48%, 2016년 36%로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

초기 벤처기업에 대한 저조한 투자실적도 앞서 문제가 됐던 부분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2014년 발간한 ‘벤처ㆍ창업지원 정책의 주요 쟁점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모태펀드 출자 사업을 통해 투자된 자금 중 초기기업(창업∼창업 후 3년) 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30.0%로 2005년(29.9%)에서 답보 상태다. 특히 2013년 누계 금액 기준 문화계정과 영화계정의 투자집행률은 120%를 웃도는 반면, 창업 초기기업 투자에 특화된 엔젤계정의 투자집행률은 18.9%에 그쳤다. 예산정책처가 “초기벤처 투자 확대방안 검토가 필요하다. 모태펀드의 공공성과 운용성과를 심층평가 해야한다”고 제언한 이유다.

한국벤처투자는 이에 대해서도 “모태 자펀드의 창업초기 투자비중은 45.5%로 2012년 30%보다 크게 늘었고, 이는 시장 전체(36.8%)보다도 8.7%포인트 높다”며 “엔젤계정의 투자집행률도 지난해 말 기준 31%로 투자기간 경과율 고려 시 정상적인 속도로 투자가 집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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