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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오죽했으면…취업절벽에 좌절해 극단 선택한 두 청년
높은 취업 문턱을 넘어서기가 힘에 부친 20대 청년 두 명이 하루 사이를 두고 잇달아 극단의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가슴을 저민다. 이 비극적 사건은 청년 실업률 두 자릿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년들의 절망과 좌절을 처절하게 대변하는 듯해 더욱 안타깝고 무겁게 다가온다.

장애가 있는 청년 A씨의 경우는 공공일자리 정책의 한계를 다시 한번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만하다. A씨는 인턴으로 일하는 기관 건물 옥상에서 몸을 던져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 정부가 주선하는 4개월짜리 공공기관 단기 인턴을 전전하는 생활에 지쳐 독한 결심을 한 것이다. 그는 그동안 4곳의 기관에서 인턴을 거쳤다고 한다. 그런데 두 달 뒤면 지금 있는 곳도 기한이 끝난다. 공공기관 인턴은 아무리 능력이 우수하고 일을 잘해도 절대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는다. 청년들에게 고루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계약연장조차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많이 제공했다고 자랑하겠지만 일하는 청년들은 아무리 노력하고 열심히 해도 한 걸음도 나아갈 수가 없는 구조다. 이러니 ‘헬조선’이란 말이 나오는 것이다.

청년 B씨 사건에서는 공시생의 애환과 절망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는 경찰공무원 공채 준비를 3년간 했지만 7차례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보다 못한 어머니 손에 이끌려 그는 고향으로 내려가던 중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 스스로 인생을 마감했다. 취직도 못해 낙향한다는 좌절감에 가족은 물론 동네사람들 볼 면목도 없었을 그 심정이 오죽했겠는가. B씨처럼 각종 공무원시험에 매달리는 공시생 수는 대략 26만명에 이른다. 이들이 합격의 영광을 안으려면 수십대 일이 넘는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그런데도 공시생이 넘쳐나는 것은 그만한 일자리가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청년 실업난은 당면 최우선 국가적 과제의 하나다. 대선을 앞두고 각 당 후보들도 청년층을 겨냥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81만개 공공일자리 창출 등이 그 대표적 공약이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설령 시행된다 하더라도 A씨의 경우처럼 연장없는 인턴 늘리기 정도에 지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왕도(王道)는 없다.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경제가 성장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최선이다. 규제 하나만 풀어도 일자리가 수십만개 늘어날 수 있다. 일자리 정책의 번지수를 제대로 찾으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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