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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무승-한국여행업협회 회장]‘관광 4.0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관광(觀光)이란 말의 가장 오래된 기록은 약 2500년전 주역에서 찾을 수 있다. ‘觀國之光, 利用賓于王(관국지광, 이용빈우왕)’이다. ‘나라의 영광을 살핀다. 왕의 빈객으로 예우됨이 이롭다’는 것인데, 단순화하면 ‘나라의 빛을 본다’는 것이다. 지금의 관광과 약간 다른 뜻일 수도 있으나, 관광을 ‘觀光’으로 표기한 것 만으로도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빛을 보는’ 고귀하고도 중차대한 일인데, 국격의 바로미터인 우리 관광은 외부요인에 쉽사리 흔들린다. 메르스에, 나라간 사소한 감정싸움에 휘청거렸고, 최근엔 중국의 금한령으로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방한상품 판매금지조치가 실행된 3월 한달 중국인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5% 줄었다. 4, 5월분 예약이 거의 없었으니, 그땐 더 심각해 질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민관의 위기극복 열정이 강해 희망을 본다. 정부는 관광공사, 지자체, 업계와 일본, 대만, 동남아, 홍콩 등 현지 마케팅을 맹렬하게 펼치고 있다. 일부 국가 비자 간소화도 검토하고 있다.

동향을 살펴보면 중국인은 줄어도, 일본과 동남아, 대만, 마카오 등 다양한 시장에서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고 시장 다변화가 만능키는 아니다.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시장 다변화는 ‘타깃 재설정’일 뿐이다. 지속가능하게 빛을 보려면 외생변수에 대한 유연성과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실천 전략이 요구된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관광산업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이를 위한 실행 방안으로 체질 개선, 시스템 업그레이드, 관광 교류 확대에 힘을 쏟아 왔다. 반면, 우리 정부는 관광객 유치 지원 보다는 관광자원 개발에 치중해 왔다.

개별관광객이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여행사를 통한 단체여행객 유치는 한국의 매력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주요 수단이다. 단발성이 아닌 중장기적인 관점의 시장 다변화를 위해서는 인바운드 여행사의 해외 홍보판촉에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고, 주변 국가들과의 경쟁을 위해서 수출업체에 버금가는 지원이 요구된다.

또한 수도권 중심의 여행상품 등 구태의연한 관광콘텐츠 개발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울러, 지자체와 업계 간의 유기적 운영체제 구축을 통해 광역 단위의 거버넌스 또는 ‘관광지 마케팅 조직(DMO: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이 필요하다.

지역 간 관광산업 발전의 격차를 줄이고 급변하는 환경과 니즈(Needs)에 부합하는 관광콘텐츠 개발, 멀티 협업을 통한 효과적인 마케팅 역시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신개념 거버넌스로 관광-타 산업 간 유기적 조화를 이끌 중추 기관이 필요하며, 다양한 산출물 획득이 가능한 융ㆍ복합형 ‘관광 4.0시대’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일본은 중장기 비전 수립, 낡은 제도의 정비, 전문화된 조직체계 등을 통해 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희망의 빛’은 그냥 비추지 않는다. “다시 와주겠지” 하는 ‘천수답’ 거버넌스는 매우 위험하다. 당장 발등의 불 부터 끄고 싶겠지만 근시안이다.

근본적 체질개선책, 즉 ▷융ㆍ복합 기반 조성 ▷낡은 제도의 정비 ▷교류확대 ▷지역 거점의 강력한 DMO ▷콘텐츠개발 등 5대 핵심 키워드들을 꾸준히 다져 ‘관광 4.0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해 지지 않고 빛나는 관광(觀光)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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