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언론 “마크롱 파티는 시기상조…샴페인 대신 진한 커피 마셔라”
-결선 마크롱 vs 르펜 지지율 6:4
EU지도자·낙선 후보 지지 봇물
-일부선 “反르펜 효과…자만 경계”
르펜 당대표직 던지며 총공세 나서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 진출한 에마뉘엘 마크롱과 마린 르펜이 본격적인 맞대결에 돌입했다. 1차투표 직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이 60%로 르펜(40%)을 여유있게 따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르펜은 극우정당 국민전선 당대표직을 사임하는 등 총력 공세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크롱이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트려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여론조사업체 이포프(IFOP)의 조사에 따르면 오는 5월7일 결선 투표에서 마크롱의 지지율은 60%, 르펜은 40%로 나타났다.

마크롱의 결선투표 진출로 유럽연합(EU)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마크롱의 부상이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기승을 부리던 포퓰리즘이 한풀 꺾이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전했다.

지난달 네덜란드 총선에서도 극우정당 자유당의 제1당 등극이 무산됐고, 독일에서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유럽의회 의장 출신인 마틴 슐츠 사민당 총리후보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24일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전일 대비 4% 넘게 오르는 등 금융시장도 안도했다.

하지만 극우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안심해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1차 투표 결과 EU에 회의적인 극우 르펜과 극좌 장뤼크 멜랑숑 등의 지지율을 합하면 약 50%에 육박한다.

이에 평소 다른 나라 선거에 침묵해왔던 EU 지도자들은 마크롱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슈테펜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마크롱을 향해 “남은 2주간 행운을 빈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주류였던 중도좌파(사회당)와 중도우파(공화당) 모두 르펜을 저지하기 위해 마크롱 지지를 선언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도 마크롱 지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반면 르펜은 당대표직을 던지면서 총력 공세에 나섰다.

이날 르펜은 “국민전선의 대표가 아니라 프랑스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전선 대표직을 사임했다. 극우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을 피하고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르펜은 프랑스 주류층이 마크롱에게 줄을 섰다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르펜은 “마크롱은 테러에 취약하고, 병적이고 과격한 유럽 공동 시장주의 지지자“, “올랑드의 베이비”라고 비난했다.

르펜은 2012년 대선 1차투표에서 640만표를 받았지만, 올해는 이보다 많은 770만표를 얻었다.

르펜은 1차 투표에서 극좌 멜랑숑과 보수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을 찍었던 유권자들 포섭에 나설 전망이다.

해리스 인터랙티브 여론조사 결과 멜랑숑 지지자의 52%는 결선투표에서 마크롱을 찍겠다고 답했다. 36%는 기권하겠다고 밝혔고, 르펜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12%였다.

피용 지지자 중에서는 47%가 결선투표에서 마크롱을, 23%는 르펜을 찍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르펜이 결선투표때 안보 문제와 국경 개방에 대해 우려하는 보수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더 많이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소르본대학 정치전문가인 프레드릭 사비스키는 “마크롱의 지지자들은 열정이 부족하다”며 “다수는 마크롱의 공약을 지지하기보다 르펜을 막으려고 마크롱을 찍었다”고 전했다.

한편 마크롱이 1차투표가 끝난 직후 ‘라 로통드(La rotonde)’라는 레스토랑에서 축하파티를 연 것에 대해 가디언은 ‘마크롱의 첫번째 실수’라고 꼬집었다.

영자신문 더로컬도 “호화로운 자축파티는 시기상조였고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극우 정당이 최대 규모의 득표율을 얻었는데, 샴페인을 마실 때가 아니라 진한 커피를 마실 때”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녹색당 대표인 데이비드 코맨드도 트위터에 “극우 후보가 결선투표에 진출한 마당에 ‘라 로통드’에서의 파티는 부끄러운 일”이라는 글을 올렸다.

마크롱은 결선투표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오는 6월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마크롱의 앙마르슈는 현재 의회에서 한석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보통 의회에서 다수당의 지지를 얻지 못한 대통령은 야당과 ‘동거정부(Cohabitation)’를 구성하게 된다. 다수당 출신인 총리가 정부를 운영하고, 대통령은 의례적인 역할만 하게 될 수도 있다.

앙마르슈는 총선을 앞두고 1만5000명의 출마 지원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오트마른신문은 “다가오는 총선은 대선이라는 지진에 이은 여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