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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재림 영상자료원장 “영화박물관 있다면 그 자체로 교육시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한국영상자료원 류재림 원장(61)이 조용하게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 취임한 류 원장은 일간지 사진 기자로 30년간 활약한 경험을 바탕으로 각지에 산재한 영상문화유산을 수집하고 보존, 복원해 국민에게 서비스 해주는 기본업무는 물론이고 영상문화자료의 다각적 활용방안까지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영상문화유산의 안정적인 보존, 복원을 위해 설립된 파주보존센터 건립은 대표적인 업적이다. 2009년부터 7년간의 작업을 거쳐 2016년 5월 개관한 파주보존센터는 항온, 항습 기능을 갖추어 자료의 안정적인 보존이 가능한 수장고부터, 색보정, 사운드 작업 기기 등 영화 복원을 위한 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특히 필름인화현상 시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파주보존센터에만 구축돼있다. 


“상암 본원과 파주보존센터 두 지점에서 자료를 보존, 복원하는 이원화 체계를 통해 천재지변에 대비한 보다 안정적인 자료 보존이 가능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 영화진흥공사에 있던 현상기구를 건네받아 완벽하게 보수 공사를 실시했다. 그동안 현상소가 없어 일본 등 외국에다 맡겨 돈이 많이 들었던 문제를 해결했다. 물론 필름현상 시설은 영업용이 아니다. 스케줄이 비어있는 틈을 활용해 재료비만 내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류 원장은 홍보 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아무리 좋은 시설과 영상물도 국민들이 이용하지 않는다면 소용 없기 때문이다. 매달 한차례씩 고전영화 기획전을 열고 4월마다 사진전시회를 기획, 개최하고 있다. 다가오는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사진전을 지난해 4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개최해 묻혀진 사진들을 국민에게 보여주었다. 영상자료원 홈페이지의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정보 접근을 쉽게 하기도 했다.

“올해는 부산영화제와 한국영화 회고전을 주제로 한 사진전을 개최할 계획이며 5월에는 자료원의 주요 복원 영화를 한 데 모아 상영하는 발굴복원전을, 6월에는 배우 김지미의 데뷔 6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을 연다. 영화관의 예매시스템을 외주 운영에서 내부 구축으로 바꿔 고객에게 한걸음 더 다가갔다.”

이처럼 류 원장은 홍보 창구 다각화와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실시해왔다. 류 원장은 “원장으로서 앞으로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영화박물관 건립”을 꼽았다.

그는 “한국영화는 100년 역사를 가지고 있고, 영화산업 또한 양적, 질적으로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지만, 이를 풍부한 콘텐츠와 함께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은 드문 실정”이라면서 “자료원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영화박물관 역시 공간 부족으로 인해 보유 물품의 일부만 전시하고 있다. 그래서 자료원은 한국영화사 및 국내 영화 유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소개하려고 한국영화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토리노 영화박물관이나 파리 영화 박물관을 가보면 어마어마하다. 국내 영화 관객 수가 4년 연속 2억명을 돌파했고, 한국영화가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금의 성과를 가능하게 한 한국영화의 토대를 온전히 보존,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 제 임기 내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시장성, 접근성을 연구해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는 2019년에는 착공할 수 있었으면 한다.“

영화박물관은 영화인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수 있고, 그 자체로 국민에게는 교육시설이 된다. 류 원장은 “무성영화부터 현대식 영화기법까지, 국내외 영화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하고싶다”고 말했다. 코리아헤럴드를 거쳐 서울신문 사진부장 출신인 류재림 원장은 “사진을 찍어 현상 해서 편집부로 넘기고, 나머지는 후손들이 쓸 수 있게 필름을 보관 정리해온 사진기자의 경험이 영상자료원 운영에도 큰 힘이 된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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