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성췌장염, 흔한 염증성 질환…주된 증상은 복통
- ‘내장지방>골격근’ 장기부전ㆍ사망률 12.5ㆍ3.4%
- 만성췌장염으로 진행될수도…“치사율도 최대 4%”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급성 췌장염은 비만이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내장지방이 많고 근육이 적은 급성 췌장염 환자의 예후가 더 좋지 않아 만성 췌장염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발표됐다.
최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이 대학 소화기내과의 최명규ㆍ이인석ㆍ윤승배 교수의 공동 연구팀이 서울성모병원에서 7년간(2009~2015년) 급성 췌장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203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통상 췌장염 환자는 진단 목적을 위해 복부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를 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를 특수 영상 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해, 피하ㆍ내장지방의 양과 근육의 양을 측정하고 췌장염의 예후와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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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장지방이 많고 근육이 적은 급성 췌장염 환자의 경우 장기 부전 발생률과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처음 나왔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헤럴드경제DB] |
환자 203명은 각각 ▷중증 6.4%(13명) ▷중등도 30.5%(62명) ▷경증 63.1%(128명)였다. 분석 결과 내장지방과 골격근의 면적을 비교했을 때 내장지방이 골격근보다 면적이 넓은 사람의 장기 부전 발생률과 사망률은 12.5%와 3.4%로 그렇지 않은 사람의 1.7%, 0%보다 높았다. 국소 합병증 발생률과 입원 기간도 내장지방이 더 넓은 사람이 높고 길었다.
이는 그동안 알려진 체중이나 체질량보다 ‘골격근 대비 내장지방의 양의 비’가 중등도 이상의 급성 췌장염을 예측하는데 있어서 더 유용함을 나타내는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췌장은 많은 소화 효소를 분비해 지방과 단백질을 소화시키며, 인슐린, 글루카곤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여 혈당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췌장염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췌장염은 위장의 뒤쪽, 등뼈 바로 앞에 있는 췌장에 갑자기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흔한 염증성 질환으로, 주증상은 복통이다. 대부분 환자가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게 된다. 명치 부위, 배꼽 주위에 지속적으로 통증이 나타나고 종종 등, 가슴, 옆구리, 하복부 등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치료에는 금식, 통증 조절, 수액 치료 등의 방법이 동원된다. 금주 또는 내시경ㆍ수술 치료 등이 필요할 때도 있다.
급성 췌장염은 대부분 완전 치유돼 췌장 기능에 손상을 주지 않지만, 간혹 중증이나 반복되는 췌장염이 발생하면 만성 췌장염으로 진행되어 췌장의 정상 기능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윤 교수는 “급성 췌장염 환자 5명 중 1명은 질환이 심각한 단계로 진행돼, 이 중 10~20%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심각한 단계로 진행될 경우 집중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질환의 중증도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체내 지방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나눌 수 있다. 내장지방은 체내 장기 내부나 장기와 장기 사이 공간에 관찰되는 지방으로, 일반적으로 피하지방 보다 인체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내장지방의 양은 간편하게 복부 둘레를 통해 확인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허리둘레가 남자 90㎝(35.4인치), 여자 85㎝(33.5인치) 이상인 경우 내장지방이 많은 복부비만에 해당된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의의 견해다.
윤 교수는 “단순히 뚱뚱한 것 보다는 내장지방이 많고, 근육이 적은 사람이 예후가 더 안 좋기 때문에 평상 시 내장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면 급성 췌장염 같은 급성 염증 질환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췌장학회ㆍ유럽췌장클럽의 공식 학회지 ‘췌장절개학(Pancreatology)’ 온라인 판에 최근 게재됐다.
ke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