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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활절 교회종소리 안 울려요…지구촌 부활절 풍경
영미권 나라 대부분 거리행진
가족과 예배ㆍ촛불 붙이기 등
부활의미 새기며 즐거운 휴가


[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부활절을 앞두고 지구촌이 들썩인다. 우리나라의 명절만큼이나 기독교 국가가 많은 영미권과 필리핀 등에서는 부활절 전후를 국가공휴일로 정하고 있다. 이 기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부활의 기쁨과 축복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거리로 몰려나온 사람들과 달걀을 꾸미고 달걀 찾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축제 분위기가 물씬 난다.

물 뿌리며 부활의 기쁨 나눠요=부활절을 기념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부활절 전후로 거리 퍼레이드를 펼친다. 이탈리아의 경우, 부활절 이틀 전인 성금요일 저녁 로마에서는 교황이 주도하는 촛불행진이, 타란토에서는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것을 회개하는 의미로 두건을 두른 고행자들이 자기 몸에 채찍질을 하며 14시간 동안 행진을 한다. 또 네덜란드에서도 부활절 전날 거리에서 촛불행진을 하며 노래하고 춤을 추며 부활을 기다린다. 성모께 꽃을 드린 후 성모상을 들고 퍼레이드를 하는 스페인의 부활절 퍼레이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해 이 행사를 보기 위해 부활절 기간에 이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이탈리아 로마의 촛불행진. 사진출처=123rf]

거리행진 외에도 폴란드에서는 물을 뿌리며 서로의 건강을 빌기도 하고, 꿈의 남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라는 의미로 부활절 다음날 미혼여성을 물에 담그기도 한다. 헝가리에서도 전통의상을 입은 남성들이 사람들에게 양동이로 물을 뿌리며 부활절의 기쁨을 전한다.
 
[헝가리 물뿌리기. 사진출처=연합뉴스]

이 밖에도 스페인에서는 투우경기 전에 길거리에 소를 풀어서 경기장으로 몰아넣는 ‘소몰이’ 행사를 하는가 하면, 부활절 전날부터 1500명이 드럼을 치며 거리행진을 하는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부활절 전날 이탈리아 피렌체에서는 화약을 실은 수레를 폭파하는 풍습이 있다.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부활절에 태워 없애며, 그리스에서는 부활절 전날 밤 사제가 촛불을 들고 “그리스도는 우리의 빛”이라고 말하고 초에 불을 붙이면 사람들도 초에 불을 옮겨붙여 나중에는 온통 촛불의 바다를 이루는 장관이 펼쳐지기도 한다. 

[예수의 수난을 재현한 독일의 거리 퍼레이드. 사진출처=게티이미지]

[독일의 성탄트리 불태우기. 사진출처=게티이미지]

부활절 식탁엔 양고기와 달걀 품은 빵 한가득= 부활절 음식도 나라별로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르다. 스페인에서는 달걀을 넣은 빵을, 이탈리아에서는 훈제양고기를 만찬에 올리고 왕관 모양의 빵과 부활달걀을, 독일에서는 달걀과 양 모양 케이크를 먹는다. 또 예수의 수난을 기리기 위해 영국에서는 십자가 무늬의 빵을, 미국에서는 흰설탕으로 십자가 모양을 데코한 빵을 먹고 선물한다.

[스페인의 달걀 넣은 빵.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영국의 십자가 모양 빵. 사진출처=게티이미지]

부활절 음식을 축성 받은 후에 나누는 나라도 많다. 불가리아에서는 빨간 달걀을 넣은 빵을,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는 달걀과 빵, 소금, 흰 소시지 등을 부활절 전날 성당에 가져가 사제의 축성 받은 후에 먹는다. 

[부활절 음식을 축성받기 위해 기다리는 우크라이나 사람들. 사진출처=게티이미지]

부활절 달걀 놀이는 즐거워=부활절의 백미는 역시 달걀이다. 달걀이 갖은 ‘새 생명’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부활절을 앞두고 달걀을 물들이고 꾸민 후 달걀바구니를 만들거나 꽃을 담은 부활절 모자를 만든다. 독일에서는 초록색으로 물들인 달걀과 초콜릿을 잠든 아이 머리맡에 놓거나 숨겨놓는다. 아이들은 부활절 아침 눈을 뜨자마자 집 안팎에 숨겨진 달걀과 초콜릿을 찾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또 영국과 미국에서는 아이들이 달걀을 굴려서 깨지지 않고 멀리까지 가게 하는 시합을 하거나 부활절 토끼가 숨겨놓은 달걀을 찾으면 행운이 온다는 얘기를 해주며 달걀 찾기 놀이를 하게 한다. 또 플라스틱 달걀 안에 여러 가지 물건을 넣어 찾는 아이에게 주기도 하는데, 어른들에게는 본인의 이름이 적힌 달걀을 찾았을 때만 달걀을 준다.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행사에서 아이들이 달걀 굴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

불가리아에서도 달걀을 깨는 놀이를 하는데 끝까지 달걀이 안 깨지면 한 해의 행운이 있다고 믿는다.

이 밖에 핀란드에서는 부활절 전에 아이들에게 봄을 상징하는 식물(튤립, 백합, 수선화 등)을 심게 한다. 핀란드 고대의식 중 하나로, 봄의 여신 ‘이스터’에 대한 숭배와 예수의 부활을 묶은 풍습이다.

네덜란드 아이들은 부활주간 동안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계란을 얻으며, 뉴질랜드에서는 달걀모양의 초콜릿을 선물한다.

부활종 울리지 않아요=성금요일부터 부활절까지는 ‘교회의 종이 로마로 날아간다’는 전설 때문에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종을 치지 않는다. 복사들이 일일이 가정을 방문해 부활절 미사를 알린다.

부활절 아침, 일출을 보며 가족과 함께 부활의 의미 새기며 경건히 예배를 드리는 미국에서는 예배 후에 축복의 말을 서로에게 전한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부활절 아침 종을 울리지 않는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이 밖에도 네덜란드에서는 성탄절처럼 문 앞에 부활화환을 걸고 집안을 노란 꽃으로 꾸미며 부활달걀을 정원나무에 달아놓기도 한다. 달걀나무 꾸미기는 미국에서도 한다.

[미국의 달걀나무.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외국의 최대명절 중 하나인 부활절에 맞춰 내년 봄 여행계획을 짜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jo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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