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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김용대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 10억엔, 1000억원 그리고 7조원
대선이 목전이다. 탄핵 직후의 선거라서 그런지 선거 이슈로는 대체로 적폐청산, 민주주의 회복, 권력구조 개편 등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경제관련해서도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4차산업혁명육성 등 매우 중요한 이슈가 있는데, 정치적 이슈보다 유권자의 관심이 적다.

작금의 선거가 우리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이유는 민주주의의 회복과 더불어 경제적 난국의 극복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경제가 총체적 난국이다. 수출은 줄고, 양극화는 심해지고, 기존의 주력 산업은 정체 내지 쇠퇴하고 있고 새로운 성장 동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더불어, 정경유착이라는 병폐는 없어지지 않아서 대통령이 뇌물죄로 기소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찾아보기 어렵다. 최순실 게이트의 광풍 속에서 2017년도 예산 400조원이 2016년도 말에 소리 소문 없이 통과되었으나 아무도 이 예산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는다.

최근 정부 예산 집행과 관련하여 일반인에게 회자된 사건으로는 위안부 합의와 관련된 10억엔과 세월호 인양비용 1000억원을 꼽을 수 있다. 모두 정치적 민감한 사항과 연결된 돈이다. 10억엔과 1000억원과는 액수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예산 집행이 최근에 결정되었는데 메아리가 없다. 대우조선이 추가지원 된다. 액수가 2조 9000억원이고 17개월 전에 이미 지원된 4조 2000천억원과 합치면 7조 1000억원이 지원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2017년도 국방예산 40조원과 4대강 예산 20조원과 비교하면 일개 한 회사에 무려 7조원이란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것은 매우 큰 사건이다. 그런데 아무 반응이 없다. 정치이슈가 모든 것을 삼키고 있다.

대우조선 추가지원이 주목을 받아야 할 이유는, 과연 대우조선이 이러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 살아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의 종말을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는 수년간 3만불의 덫에 걸려 있으며, 많은 전문가들이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의 개편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왜 우리나라는 제조업 기반 경제구조 개편에 실패하고 있을까? 무수히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현실에 안주하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관성이 가장 큰 저항세력이다. 경제구조 개편을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 창업 활성화일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과는 다르게 엄청난 투자와 장비 보다는 개인의 창의력과 열정이 핵심 성장동력이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창업활성화를 매우 크게 강조하였다.

지방마다 창조혁신센터를 설치하고 젊은 사람들의 창업을 독려하였다, 하지만, 독려만 있었을 뿐, 지원은 미미하였고 성과는 없었다. 특히, 창업회사의 대표이사 연대보증 요구는 우리나라 행정조직의 경직성을 잘 보여준다. 사업이 실패하면 창업자는 바로 신용불량자가 된다. 창업육성 정책이 신용불량자 양성정책으로 변질되고 있다. 국회에서 연대보증 금지를 위한 입법을 시도하였으나 정부의 반대로 무산되었다고 한다.

연대보증 금지는 대표이사의 도덕적 해이를 가져오며 금융시장의 질서를 해친다는 것이 이유이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 7조원은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해진다.

엘런 머스크는 창업한 지 15년 만에 테슬라를 전기차 부분 세계최대의 회사로 성장시켰으며 최근에는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국민도 변하려고 노력하는데 정부는 너무 느리다. 선거 이슈에 정치구조 개편뿐 아니라 경제 구조 개편도 같이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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