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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그룹공채 이번이 마지막”…취업시장 날벼락
- 미전실 해체 여파…취준생들 16일 GSAT에 사활
- 11월 공채는 계열사별로…다른 대기업확산 우려

“취업 2년차. 이번이 GSAT 마지막이라꼭 붙어야 되는데 큰일이네요”

“대기업들 채용도 다들 줄인다고 합니다. 이민이라도 가야되나요”

삼성그룹 공채시험(GSAT) 서류합격자 발표가 난 지난 7일 한 취업사이트에는 이같은 글들이 게재됐다. 청년 실업률 10% 시대에 그룹 공채까지 줄어들 상황이 되자 취업준비생들은 ‘멘붕’ 상태에 빠졌다. 대기업 채용의 표본이었던 삼성그룹이 그룹공채를 폐지하면서 여타 기업들 역시 대단위 공채를 폐지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오는 16일 마지막 GSAT을 치른다. 삼성은 GSAT 합격자들을 상대로 4~5월 중 면접 전형을 치른 뒤 5월에는 건강검진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GSAT는 이번이 마지막이고 내년 2월 졸업자들을 상대로 실시되는 11월 공채는 계열사별로 뽑게 된다. 업계에선 삼성이 계열사별로 채용을 할 경우 채용 규모는 예년에 비해 현격히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룹공채 폐지는 삼성그룹 콘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 폐지와 맞닿아 있다. 계열사별로 필요 인원을 산정해 미전실에 보고를 올리면 여기에다 추가 인원과 뺄 인원을 계산해 최종 채용 규모를 선택해왔던 것이 미전실이다. 그러나 미전실이 폐지되면서 그룹 공채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삼성계열사 관계자는 “2012년부터 미전실 지침으로 지방대생과 저소득층 등을 일정 비율로 할당해 뽑아왔다. 이제는 이 원칙이 사라지면서 지방대생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취준생들을 당혹시키는 것은 채용 패러다임 변화 가능성 때문이다. 재계 1위 삼성이 그룹공채를 폐지하고 계열사별 채용을 채택할 경우 다른 그룹들 역시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그룹은 해마다 1만명 이상을 뽑아온 채용계 ‘큰손’이었는데 이제는 그 기회가 크게 줄어들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한화그룹은 2013년에 그룹 차원의 인적성검사(HAT)를 없앴다. 지난해 두산그룹은 그룹 차원의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다. 여기에다 삼성마저 그룹공채를 폐지하게 되면서 채용시장에서 그룹별 공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여기에 그룹 공채는 그룹이 필요한 인원보다 일정수준의 가중을 둬 더 많이 뽑는 것이 통상이었는데 그룹 공채가 사라지게 될 경우 한국의 청년실업률 지표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한 그룹 채용실 관계자는 “정부나 지자체의 요청이 있을 경우 해당 기업은 정책 차원에서 채용을 늘려왔던 것이 관행이었다”며 “그러나 계열사 채용이 늘어날 경우 정책판단이 끼어들 여지가 줄어든다. 좋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500대 기업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신규 채용 규모가 지난해와 비교해 채용을 줄이거나 없는 기업(22.5%)이 채용을 늘리는 기업(11.0%)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는 지난해 조사결과(11.5%)보다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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