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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 보고서 ②] 담뱃세 인상, 가장 효과적인 담배 규제책
- 美국립암연구소ㆍWHO 올 1월 발간
-‘담배와 담배 규제의 경제학’ 보고서
-“궐련 평균가 42%↑…흡연율 9%↓”
-“담배 규제, 고용 촉진 등 경제 기여”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해마다 전 세계에서 담배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은 약 600만명에 이른다. 이 중 간접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는 60만명에 달한다.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30년에는 연 800만명에 이르고, 이 중 80%가 중ㆍ하위 소득 국가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때문에 여러 가지 적극적인담배 규제 정책이 필요하며, 이 중 담뱃세를 부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서울 중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열린 ‘금연정책의 평가와 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과의 프랭크 찰룹카 교수는 지난 30여 년간 중독과 담배 규제를 연구해 온 학자다. 찰룹카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자신이 감수한 미국 국립암연구소ㆍ세계보건기구(WHO) 발간 보고서 ‘담배와 담배 규제의 경제학’을 소개했다. 이 보고서는 담뱃세, 담배 가격의 인상이 담배 수요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올해 1월 발간한 보고서 ‘담배와 담배 규제의 경제학’에 따르면 담뱃세 인상이 가장 효과적인 담배 규제책으로 제시됐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헤럴드경제DB]

지난 1월 발간된 보고서는 700페이지 분량으로, 전 세계의 전문가 130여 명이 11년에 걸쳐 완성했다. 21세기 담배 규제 정책과 효과를 집대성한 것으로 관련 학계에서 평가받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담배 수요를 줄이기 위한 정책으로 담뱃세와 담배 가격의 충분한 인상이 제시됐다. 실제로 181개국의 궐련 가격이 평균 42% 인상될 경우 흡연율은 9% 감소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담뱃세 등 인상 외에 ▷담배업계 마케팅 포괄적 금지 ▷눈에 잘 띄는 경고 그림 표기 ▷금연 구역 도입ㆍ시행 ▷전 인구 대상 금연 프로그램 제공 등의 정책이 담배 수요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담배 회사들의 시장 지배력은 최근 수년간 높아져 왔으며, 이는 담배 규제에 대한 새로운 어려움이 되고 있다. 실제로 세계 담배 시장은 지난 25년간 독과점 체제가 고착화됐다. 이는 ▷무역ㆍ외국인 직접 투자 규제 축소 ▷국영 담배회사 민영화 ▷인수합병 추세 등으로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14년 기준 전 세계 5개 담배회사가 세계 궐련 시장의 85%를 차지(2014년 기준)했다.

때문에 당국은 담배 규제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음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필요가 있다. 담배산업 관련 일자리의 감소는 기술 혁신, 담배회사 민영화 등이 원인으로, 담배 경작자에 대한 경제적 대체 활동 지원을 통해 담배 재배ㆍ수출 의존 국가의 일자리 감소 문제는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실제로 금연 구역 시행은 식당, 주점 등 환대산업 분야(hospitality sector)에 경제적인 악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오히려 산업에 직원 생산성 향상, 의료비 절감 등의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뉴질랜드의 경우 금연 구역 시행 후 주점의 고용률이 24%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다.

담배 규제는 담배 사용으로 빈곤층에 부과되는 불균등한 부담도 감소시킨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담배 사용이 빈곤층, 기타 취약 계층에 집중돼 있는 만큼 발생하게 되는 건강 격차ㆍ불평등의 악순환은 담배 규제로 해소 가능하며, 담뱃세로 인한 재원을 빈곤층 대상 건강 사업에 지출함으로써 건강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제언이다.

이에 대해 찰룹카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담뱃세 인상은 여러 담배 규제 정책 중 가장 효과적인 단일 정책 도구”라며 “1990년대에 미국의 청소년 흡연율이 20년 만에 증가한 이유도 필립모리스가 담배 가격을 낮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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