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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유권자 모독과 다름없는 ‘安 지지=적폐’라는 文 인식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9대 대선 판도가 그야말로 초 박빙이다. 탄핵정국을 지나면서 형성된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은 이제 완전 소멸됐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한 치 양보없는 접전이 계속되고 있다. 승부는 이제부터다. 각 후보는 안보와 경제를 포함한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 과정을 국민들은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며 누가 나라를 이끌 적임자인지 가려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안 후보와 그 지지자에 대한 비방은 실망스럽다. 문 후보는 주말을 기해 언론 매체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가졌다.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안보관을 비롯한 경제 정책 윤곽 등 자신이 생각하는 국정 운영 방안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그런데 그 상당 부분을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는 안 후보 몰아세우기에 할애했다.

안 후보의 부상을 “부패 기득권 세력이 안 후보를 내세워 정권 연장과 복권을 꾀하는 상황”이라고 보는 인식이 우선 그렇다. 박근혜 정권의 무능과 비선 실세 국정 농단으로 보수를 표방하는 정치세력은 사실상 궤멸된 상태다. 안 후보의 지지율 급등은 갈 곳을 잃은 보수 성향 표심의 자연스런 결집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건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문 후보는 국민 통합과 미래 비전을 내놓고 이들의 마음을 돌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가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각인시켜 나가는 게 결국 선거 전략적으로도 유리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 선거를 ‘정권교체 세력 대 부패 기득세력’의 프레임에 가두어 정치공학적 계산만 하고 있어 안타깝다. 이런 식의 선거 전략은 오히려 문 후보에 대한 거부감만 키울 뿐이다. 안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는 모두 부패 기득세력이라는 얘기 아닌가. 이는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나 다름없다. 설령 그 전략이 성공해 집권을 한다해도 국민들이 바라는 통합의 정치는 쉽지 않을 것이다.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지만 문 후보는 여전히 선두권 유력 주자이자 원내 제1당의 후보다. 경쟁 후보의 약점과 흠집만 잡을 게 아니라 국민들에게 자신의 참 모습을 보이는 게 먼저다. 남이 뭐라하든 묵묵히 제 갈 길을 가고 그 평가를 국민들에게 받으면 그만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선판이 온통 비방전 일색이다. ‘홍찍문’이니 ‘안찍박’이니 하는 저급한 조언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럴수록 준비된 후보가 더 빛을 발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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