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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김영애 씨, 드라마 완수 의지가 워낙 강해 야외촬영 없앴다”
-‘월계수’ 제작사 부사장이 전하는 김영애 마지막 연기 모습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배우 김영애가 9일 오전 향년 66세로 별세했다.

김영애는 유작이 돼버린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마지막 연기 투혼을 발휘했다.

김영애는 ‘해를 품은 달’를 촬영하던 지난 2012년 췌장암 수술을 받고 완치판정을 받았지만 지난해 8월 시작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방송되고 있는 중 췌장암 재발 판정을 받았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 김희열 부사장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면서 김영애 씨가 드라마를 완수하려는 의지가 워낙 강했다고 전했다.

김 부사장은 “김영애 씨가 드라마 계약시에는 아픈 걸 몰랐다. 워낙 다작을 하시고 계신데다 영화에서도 센 역할을 맡아온 터여서 새 주말 드라마 50부작을 계약 할 때는 사기가 높이 올라와 있었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하지만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방송되고 10회가 되지 않아 현장에서 음식을 거의 못드시고 힘들어하셨다”면서 “김영애 씨를 진단한 주치의는 아들 이민우 씨를 불러 ‘당장 일을 중단해야 한다. 생명 연장에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영애 씨가 드라마를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게 훨씬 낫다고 한사코 고집하는 바람에 일을 계속했고, 촬영을 계속 하면서 중간중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투약을 했다고 한다.

드라마를 계속 하겠다는 김영애 씨의 의지가 너무 강해 제작진은 대책회의를 열어 김영애 씨의 야외 촬영은 모두 없애고 스튜디오 촬영으로 대체했다. 스튜디오 촬영도 가능한 대기 시간 없이 일찍 끝날 수 있도록 배려했다.



50부 드라마가 4회 연장돼, 남편 역인 신구 씨와 함께 강릉쪽으로 가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미는 스토리로 설정했지만, 김영애 씨가 4회 촬영을 더 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출연 없이 대사로만 처리했다. 따라서 김영애 씨의 스튜디오 마지막 촬영때 후배들과 제작진이 꽃다발로 대선배의 촬영 종료를 축하해드렸다.

김희열 부사장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끝나고 치료받고 쉬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너무 비통한 심정이다. 제작진으로서 김영애 씨 분량을 줄여줬지만 최선을 다해 연기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아마 사업실패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을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애 씨는 췌장암 수술을 받은 뒤에도 영화 ‘변호인’ ‘카트’ ‘특별수사:사형수의 편지’ ‘인천상륙작전’ ‘판도라’와 드라마 ‘킬미 힐미’ ‘마녀 보검’ ‘닥터스’ 등 수많은 작품에서 개성적인 연기를 펼쳐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그런가 하면 김영애 씨는 2011년 MBC 드라마 ‘로열 패밀리’에서 JK그룹 회장인 공순호 역을 맡았는데, 도도하고 냉정한 연기의 파워가 워낙 강해 범접을 불가능하게 했다.

둘째 며느리(염정아)와 첫째 며느리(전미선)를 차례로 “저거 치워” 한마디로 제압하는 얼음 카리스마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연기대상을 충분히 받을만한 명품연기를 펼친 김영애는 2011년 MBC 연기대상 특별상을 받았다.

김영애는 2006년 KBS 드라마 ‘황진이‘에서 황진이(하지원) 스승인 송도교방 행수 백무를 맡았다. 예술가로서 자존심이 강한 기생인 백무는 중간에 죽는다. 장엄하고 처연한 죽음이었다.

백무가 죽고나니 드라마의 힘이 크게 약화됐다. 윤선주 작가는 이례적으로 김영애 씨에게 대본에 감사의 편지를 남겼다. 또 김영애는 2010년 ‘아테나:전쟁의 여신’에서도 대통령 이정길의 비서실장으로 열연한 바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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