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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방산업계… “올해는 수출” 한목소리
- KAI, 상반기 중 T-50 수출 계약 성사 가능성↑
- 한화테크윈, K9 자주포 인도 수출
- “한국, 2020년 亞 최대 무기수출국” 전망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국 방산업체들이 잇따라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올해 실적 전망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수주 계약이 진행중인 곳도 많아 조만간 계약 성사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국방비 증액’을 공약으로 내건 것은 포화 상태였던 내수 방산 시장에 숨통을 트게할 소재다. 오는 2020년이면 한국이 아시아 최대 무기 수출국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KAI, T-50 추가 수출 가능성↑ = 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KAI)는 올해 상반기 중 태국과 보츠와나에 자체 생산한 고등훈련기(T-50) 수출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댓수와 수출 규모는 확정적이지 않다. KAI는 그동안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모두 5개국에 모드 56대의 T-50을 수출한 바 있다. 새롭게 수출 계약이 성사되면 T-50 수출국은 모두 5개국으로 늘어나게 된다.

T-50 수출은 KAI가 올해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임하고 있는 미국 고등훈련기 사업(ATP) 계약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미국은 올해 연말까지 1차로 350대 도합 17조원 규모의 고등훈련기 제작을 맡길 회사를 물색중인데, KAI는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응한 상태다. 전망은 어둡지 않다. 미국 업체 노스롭 그루먼과 레이시온은 최근 입찰 포기를 선언했다. 남은 경쟁자는 미국 보잉·사브 컨소시엄 한 곳 뿐이다. KAI측은 현재 미국 공군의 요구에 맞춰 대화면 시현기(LAD)와 공중 급유 장치 등을 갖춘 T-50A 시제기를 제작해 미 현지에서 시험 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KAI의 수리온 역시 해외 수출길을 뚫는 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리온은 KAI가 자체 개발한 다목적 국산 헬기로 인도네시아 국영업체 PTDI가 자국 경찰청 헬기로 납품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페루 등 남미와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수리온 도입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테크윈, K9 인도 수출 = 한화테크윈은 국산 자주포 K9을 인도에 수출하는 계약이 거의 완성 단계다. 올해 1월 가격 협상이 끝이 나면서 사실상 계약이 성사된 상태였지만, 인도 정부의 예산 승인 문제 때문에 보류가 됐다. 이후 예산 승인과 함께 계약 체결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게 됐다. 인도 정부는 인도 현지업체 L&T사와 우선 계약을 체결하고, 한화테크윈과의 공식 계약도 조만간 체결할 전망이다. 생산은 인도 기업(L&T)과 합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번 수출은 지난 2001년 터키, 2014년 폴란드, 지난달 핀란드에 이어 네 번째다. 특히 올해들어 핀란드에 이어 인도까지 계약이 성사되면서 내부적으로도 고무된 상태다. 이번에 성사된 인도 수출 계약은 7200억원 규모로, K9 자주포 개량형 ‘바지라(천둥)’ 100문을 수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인도 수출 계약이 사실상 성사 단계에 이르면서 올해 연말 실적상승이 기대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실적은 수출 프로젝트 매출 인식이 없어 전년대비 영업이익 감소하겠으나 올해 4분기부터 큰 폭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디펜스도 두산DST 시절인 최근 2~3년간 CMI 디펜스사의 포탑과 두산DST의 장갑차체를 결합한 콘셉트형 경전차를 만들어 세계 유수의 무기 전시회에 참가하며 시장성을 분석해왔다.


▶‘무기 강국’ 한국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12월 “한국이 오는 2020년까지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무기 수출국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그 이유로 아시아와 동유럽, 중동 등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 불안 요소가 커지고 있고,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국방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은 역사적 정치적으로도 이들 무기 수입국들과의 ‘앙금’이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에서 무기를 수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인접국 또는 자국 내 반발이 적다는 점은 무기 수출강국이 되기 위한 필요 조건이다.

오는 5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국방비 증액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내수시장 확대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대선 공약으로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GDP대비 2.3~2.4% 수준의 국방비가 예산으로 책정되고 있는데 이를 상향시킬 경우 방산업체들의 내수 시장 성장성도 커질 전망이다.

채우석 한국방산학회장은 “정부는 방산 수출 지원 기능에 충실하고, 업체는 기술 개발과 원가 절감, 품질 관리 등 경쟁력의 핵심을 확보해 기업 자율형 패러다임으로 파괴적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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