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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프스 소싸움, 나르시스꽃 축제, 스위스의 봄
-마테호른 발레州 소 리더 뽑기 경연
-헤밍웨이 효심 어린 흰수선화 축제
-스위스 관광청 100주년 ‘휴가를 떠나자’展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국의 청도 소싸움 축제는 지난 주말 끝났지만, 스위스 농민들은 지금 알프스의 가장 힘센 암소를 뽑기 위한 의례 준비에 한창이다.

아름다운 스위스 농촌을 여행할 때 접하는 대표적인 상징물이 바로 소에 달린 방울과 소를 부르는 소뿔 나팔이다. 그 정도로 스위스의 농촌에서 소는 소중한 존재이다.

5일 스위스관광청에 따르면, ‘파라마운트 뾰족산’ 마테호른으로 유명한 체르마트(Zermatt)의 발레(Valais) 주(州)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품종의 족보 있는 소, 에렝(Héréns) 혈통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스위스에서 소싸움을 시키는 것은 우량 품종 암소의 등급을 메기고 무리의 수장을 선발하는 과정이다. 숭고한 의례이자 버라이어티 마을 축제이다.

한국 청도의 소싸움 [청도소싸움축제 홈페이지]

▶부추기지 않고 그냥 격돌= 이 소 싸움은 흔히 본성을 자극해서 싸움을 붙이는 다른 가축 싸움과는 달리, 아무런 자극 없이 자연적인 본성에 기초해 야생적인 싸움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싸움이 시작되면 암소들은 즉석에서 자기의 상대를 결정한다. 갑자기 풀 뜯기를 멈추고는 머리를 낮추고 콧김을 뿜으면서 발굽으로 땅을 차면서 싸움은 시작된다.

힘이 비슷한 상대가 도전을 받아 들이면 전투 자세를 취하며 서로에게 가까이 접근해서는 본격적인 싸움에 돌입한다. 머리가 충돌하고 뿔이 맞물리며 하나가 세게 밀면 밀수록 다른 녀석은 점점 뒤로 밀려난다. 승부가 끝나면 진 녀석은 방향을 바꾸어 달아나고 이긴 녀석은 뿔로 받으면서 따라 가는 것으로 싸움의 승패가 갈린다. 

지역 예선을 통과한 암소 싸움의 본선 게임은 오는 5월 6~7일 시옹(Sion) 근처의 작은 마을, 아프로츠(Aproz)에서 개최된다.

이 때 초원경기장 주변에는 전통 먹거리가 있는 장터가 들어서고, 동네 사람들의 잔치가 벌어진다. 스위스 내국인은 물론 세계의 여행자이 초원위에서 펼쳐지는 이색 볼거리를 향해 몰려든다.

자기 소의 선전을 지켜보는 스위스 아빠들의 표정 [스위스관광청 제공]

▶감성의 나르시스, 5월의 눈= 스위스의 봄꽃 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시인의 수선화’라고도 불리우는 나르시스(Narcissus)의 청초한 흰색 꽃망울은 레만호 인근 몽트뢰(Montreux) 언덕 위에서 장관을 이룬다.

마치 설원 처럼 보여 ‘5월의 눈’이라고도 불린다. 그리스 신화의 미소년 나르시스의 이야기를 품은 꽃이다.

야생 치고는 섬세해서 싸움 잘하는 소(牛)나 인간이 구근을 밟으며 다음 해부터 완전히 피지 않게 된다. 미소년 나르시스의 센티멘털한 품성을 닮았다.

나르시스를 보려면 몽트뢰에서 골든패스 기차로 약 30분 소요되는 레 자방 (Les Avants)으로 가는데, 레 자방 역에서 나오자마자 나르시스의 군락지가 드넓게 펼쳐진다.

‘나르시스의 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레 자방에서 종루(Sonloup)까지 빨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다. 제네바 호수와 프랑스령 알프스의 절경이 펼쳐지는 종루 꼭대기엔 살아있는 작품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벤치가 놓여있다.

몽트뢰 나르시스 꽃 축제 [스위스관광청 제공]

▶스위스관광청 100주년= 작가 헤밍웨이가 기자로 재직하던 시절, 몽트뢰 근교 샹비(Chamby)에 있는 산장에 머물며 이 나르시스를 즐겼다.

‘5월의 눈’에 도취한 헤밍웨이는 1922년 5월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 나르시스 바다의 장관을 밀도 있게 묘사했다. 자신이 느낀 감동을 부친과 공유하려는 효심이 아름답다.

한편 스위스정부관광청은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7월 9일까지 취리히 디자인 박물관 ‘휴가를 떠나자(Take a Holiday!)’라는 이름으로 스위스의 아름다움을 담은 사진전시회를 연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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