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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미산 ‘진달래길’·허난설헌 ‘벚꽃길’…내일 휴가낼까?
-무작정 떠나고 싶은 당일치기 ‘봄꽃 여행’
수도권 최고 봄꽃향연 부천 3대축제
잘 꾸며 놓은 서울 남산 다섯개 꽃길
충남 서산 청벚꽃·겹벚꽃 ‘이색 감상’
‘산수유 바다’원적산 트레킹길 까지


가슴 따뜻한 순정파 ‘원미동 시인’이 문득 떠오르는 부천 원미산의 4월은 핑크빛이다. 15만 그루 진달래 동산이 화사하게 피어나면서, 20대 연인 부럽지 않은 6070 부부의 분홍 꽃밭 속 사랑 놀음, 진달래 셀카를 빌미로 몸을 밀착해 보는 썸남썸녀들의 재잘거림이 넘친다.

원미산 진달래, 도당산 벚꽃축제(이상 8~9일), 춘덕산 복숭아꽃축제(23일) 등 부천 3대 봄꽃 축제는 아는 사람만 아는 수도권 최고의 봄꽃 향연이다.

원미산 일대를 주무대로 하는 둘레길은 생태와 향토유적 감상을 한꺼번에 즐기기에도 좋다. 청동기, 철기시대 유적지 고강선사유적공원에서 길이 시작되고, 조선 성종의 다섯째딸 경숙옹주 묘를 거쳐 원미산 진달래동산으로 이어진다.

분홍빛 축제가 시작되면, 부천판타지아 색소폰 공연, 첼로 공연, 시민노래자랑 등 다양한 행사와 진달래 화전(花煎)만들기, 전통차 카페, 진달래 포토존 등 체험판이 벌어진다. 과거 여인의 화전놀이 기웃거리기만 하던 남정네들은, 이젠 대놓고 동참할 수 있다.

부천 원미산 진달래 동산.

▶부천, 영화 보다 봄꽃=진달래 동산에서 북서쪽 건너편인 도당산의 벚꽃은 벚꽃터널로 유명하다. ‘별빛나는 도당산, 사람과 벚꽃이 하나되는 축제’는 오는 8일부터 열린다. 어린이글짓기 대회, 특공무술 시연, 주민장기자랑 등이 펼쳐진다. 8일 밤에는 빛과 꽃이 어울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춘덕산의 23일 축제는 ‘아기자기 꽃동산, 가족이 웃는 축제’ 컨셉트이다.

부천둘레길, 도당산, 춘덕산 모두 서울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 반경 3㎞ 이내에 있다. 부천둘레길은 부천무릉도원수목원~진달래동산~원미정으로 이어지는데, 원미산에서 내려와 도당산으로 가면 일거양득.

▶한 점 부끄럼 없는 남산=멀리 가지 않아도 서울과 경기, 중부 지방의 당일치기 봄꽃나들이 할 곳은 얼마든지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떠나기 직전의 상상과 설렘이 현장 감흥 못지않게 좋은 것이 여행이다. 상상만으로도 “거기 가면 대박이겠다”는 감흥을 손쉽게 얻는 곳이 서울 남산이다.

남산둘레길은 ▷누구나 걷기 좋은 북측순환로 ▷이야기가 있는 역사문화길 ▷남산의 자연환경을 엿볼 수 있는 자연생태길 ▷야생화원길 ▷산림숲길 등이 다채롭게 마련돼 있다. ‘맨날 보던 서울 남산 맞나’ 싶을 정도로 막상 가보면 생각 보다 더 잘해놨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섞여 핀다.

남산 남측순환로 벚꽃이 도시 현대인들의 봄나들이 길을 활짝 연다. 코스는 국립극장 입구~남측 숲길 입구~남산약수터 쉼터~야외식물원~사색의 공간~소월시비 쉼터~케이블카 인근 북측순환로로 이어진다.

완연한 봄이다. 이맘때 쯤이면 모든 것을 잠시잊고 가벼운 마음으로 꽃길 여행이 떠나고 싶어진다. 사진은 강릉 경포대를 지나면 나오는 허난설헌 생가.

▶산수유 바다 이천 원적산=경기도 이천 정개산과 원적산 트레킹길은 임도여서 넓고 걷기에 편하다.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걷는 1열 종대 등산을 하지 않아도 되며, 가족, 친구와 나란히 얘기하며 걸을 수 있다. 신둔면 넉고개에서 출발해 백사면 도립리 산수유마을까지 이어지는 구간이 가장 아름답다는 평이다. 내륙산간지방인 이곳의 산수유는 4월 초부터 절정을 맞아 노랑물경로 일렁인다. 편하고 짧게 트레킹하고 싶다면 산수유 꽃길을 집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산수유 둘레길만 타도 된다. 주차장을 지나 범바위 약수터~작은재골~도리봉~미금골~원적들~낙수재~육괴정~산수유마을로 이어가는 길이다.

▶서산 청벚꽃, 겹벚꽃=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걷기여행길에 따르면, 서산 아라메길 1코스는 과거 ‘우리마을 녹색길 Best 10’에 선정될 정도로 수려한 자연경관과 역사문화 유적이 풍부하다. 유기방가옥, 유상묵가옥, 마애여래삼존상, 보원사지, 개심사, 해미읍성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전통문화의 속뜻을 감상한다.

용현계곡을 따라 이어진 길에서는 옥수와 맑은 공기가 힐링을 선사한다. 4월의 개심사는 청벚꽃, 겹벚꽃, 왕벚꽃 등 벚꽃놀이의 향연이 펼쳐진다. 코스경로는 유기방가옥~선정묘~유상묵가옥~용현계곡입구~서산용현리마애여래삼존상~보원사지~개심사~임도접경지~해미읍성이다.

▶페미니스트 허난설헌의 꽃길=강릉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나 다름없는 신사임당과 페미니스트 허난설헌의 자취를 봄꽃과 함께 더듬는다. 솔바람다리를 출발해 사천진리해변공원까지 이어진다. 커피로 유명한 안목항에 이어 경포호수 주변을 걷게 되며, 허균-허난설헌 생가를 거친다. 오는 6~12일 경포 벚꽃축제가 열린다.

“균아, 너는 결코 여인을 업신여겨서는 안된다.” 문학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남동생에게, 누나 허난설헌이 전한 당부는 바로 ‘양성평등’이다. 신사임당과 허난설헌이 사랑했던 강릉 꽃길은 경포호수를 따라 4.3㎞나 이어진다. 체력이 남고 시간이 넉넉하면 경포대 북쪽 해안, 예술 조형물과 기암괴석, 청정수산물이 모인 사천진리 해변공원까지 더 걸으면 좋겠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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