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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념일과 통계] 다시 쓰는 자산어보
-4월 1일 수산인의 날

[헤럴드경제] 다산 정약용의 둘째 형인 정약전이 흑산도에 유배되었을 때 쓴 <자산어보>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생물 백과사전이라고 불린다. 정약전은 “흑산도 해중에는 어족이 극히 많으나 이름이 알려져 있는 것은 적어 박물자(博物者)가 마땅히 살펴야 할 바이다” 라고 <자산어보>를 발간한 배경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이처럼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인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연근해에 어족자원이 풍부했다.

<자산어보>가 발간된 1814년(순조 14년) 이후 20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 바다에는 물고기들이 사라지거나 떠나고 있어 걱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전년보다 13.4% 감소한 91만6367톤이다. 1972년(95만6276톤) 이후 처음으로 100만톤 아래로 내려갔다.


2015년 4만톤 넘게 잡히던 전갱이는 지난해엔 절반도 못 잡았다. 참조기 역시 1년 만에 40% 이상 어획량이 줄었다. 대표적인 먹거리인 멸치(33.4%), 굴(28%), 꽃게(23.7%), 오징어(21.8%), 갈치(21.5%) 등도 급감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물고기가 떠난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또한 어린 물고기까지 마구 잡는 남획과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도 우리 수산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연근해에서 잡히는 우리 수산물이 감소하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해 신선어개(생선과 조개류)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1%로 전체 물가지수 상승률(1.0%)를 크게 웃돌았다.

우리나라의 국민 생선이라고 하는 명태는 명태 새끼인 노가리 남획과 수온 변화 등으로 1981년 5만톤에서 2008년 이후 소량 어획되는 어종이 되었다. 하지만 명태가 떠났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고 ‘명태살리기 프로젝트’에 나섰다. 정부와 지차체, 학계가 꾸준히 연구를 거듭한 결과 지난 해 드디어 완전양식에 성공해 우리 수산업과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 바 있다.

오늘은 수산인의 날이다. 수산인의 날은 수산업과 어촌의 소중함을 알리고, 수산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하여 2012년부터 매년 4월 1일에 개최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기념일이다. 만우절이기도 한 이날, 거짓말처럼 우리 바다에서 사라지거나 줄어든 해양생물들이 돌아와 기쁜 마음으로 자산어보를 다시 쓰게 되기를 바란다.
정규남 통계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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