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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옹한 안희정·이재명…문재인 ‘그 둘 끌어안기’ 진짜 숙제
文 본선 직행 가능성 커졌지만
安과의 반감 격화 우려도 커져
安·李 지지층 흡수 최대 관건
일부 “文되면 안철수 뽑겠다”

지난 29일 대전 충무체육관. 후보 정견 발표가 끝난 후,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지자들 앞에 함께 섰다. 안 지사는 “이재명”을 외쳤고, 이 시장은 “안희정”을 외쳤다. 둘은 웃으며 포옹했다. 이재명 캠프의 유승희 공동본부장과 안희정 캠프의 박영선 의원멘토단장도 손을 뻗어 맞잡았다. 두 후보의 지지자들도 환호성을 보냈다. 그 자리에 문재인 전 대표는 없었다.

문 전 대표는 호남에 이어 충청권에서도 사실상 압승했다. 호남과 충청권 누계 기준으로 문 전 대표는 55.9%를 기록, 안 지사(25.8%), 이 시장(18%)을 크게 따돌렸다. 한층 본선 직행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가 29일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충청권역 순회투표에서 47.8%로 1위를 차지한 후 선관위원장과 인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호남에 이어 충청에서까지 1위를 차지하면서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 오른쪽은 격려 인사 나누는 이재명 성남시장(왼쪽 두번째 부터), 안희정 충남도지사, 최성 고양시장. [연합뉴스]

문 전 대표의 진짜 숙제는 오히려 이제부터다. 설사 문 전 대표가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더라도 안 지사 지지층과 이 시장 지지층을 문 전 대표가 흡수할 수 있는가가 문 전 대표에도, 민주당에도 가장 큰 과제다.

물론 현재 안 지사와 이 시장이 ‘1위 후보 저지’란 공통 목표가 있다. 문 전 대표도 “선거가 끝나면 원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경선만 끝나면 자연스레 통합되리란 기대감이다. 하지만 두 진영의 내부 기류는 심상치 않다.

이 시장 지지자로 충청권 현장투표에 참석한 이재호(37) 씨는 “민주당을 지지해서 이 시장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며 “선거 과정에서 문 전 대표 측에 크게 실망했다. 이 시장 때문에 권리당원에 가입했다가 지금은 주변에서도 다 탈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안 지사가 대연정을 말로 한다면 문 전 대표는 인사 영입 등 행동으로 대연정을 하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오모(81) 씨는 심지어 “문재인 측에선 이 시장 지지자가 본인 몫이라 생각하겠지만 대선에서 문재인과 안철수가 나오면 아예 안철수 선거운동원이 되겠다”고도 했다.

캠프 내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시장 측 핵심 관계자는 “이 시장 지지층 내에 문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다”며 “진보성향에 가깝다고 해서 이들이 그대로 문 전 대표 지지자가 될 것이란 생각은 큰 오판”이라고 했다.

안 지사 측도 문 전 대표 측과의 반감이 격화된 상태다. 일각에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까지 나온다. 안 지사는 “질린다”는 평까지 내놨다. 이 시장의 지지층이 후보 충성도가 강하다면, 안 지사 지지층은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이 강하다. 두 지지층 모두 자연스레 민주당 지지층으로 수렴될 성격은 아니다. 특히나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 야권 내 또 다른 선택지가 있다면 더 그렇다. 통합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공격받는 문 전 대표에는 경선 무대 자체가 또 다른 시험대다.

문 전 대표는 호남, 충청에 이어 안방 격인 영남에서 사실상 경선 통과를 확정짓겠다는 전략이다. 30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 여론조사(27~29일)에 따르면, 부산ㆍ경남 지역과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각각 36.7%, 30.5%로 안 지사(5.5%, 12%), 이 시장(6.9%, 7.3%)를 크게 앞서고 있다(95%신뢰수준 표본오차 ±2.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물론 안 지사나 이 시장도 막판 연전을 노리고 있다. 특히 전체 선거인단의 56%가 밀집된 수도권이 남았기에 1위 탈환은 어렵더라도 문 전 대표의 과반 저지는 가능하다는 게 두 후보 측의 전략이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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