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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협상 이후 영국의 운명은?] 탈퇴비용 등 난제 산적…이혼후에도 ‘어정쩡한 동거’ 불가피
이혼합의금 놓고 ‘강 대 강’ 대결
EU 관계자 “협상결렬 50% 이상”
FT “2년후에도 EU 아래 있을 것”
브렉시트 개시 금융시장은 ‘덤덤’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개시된 가운데 협상 결과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2년에 걸쳐 진행되지만 탈퇴비용 합의부터 국내외 거주자ㆍ통상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이 얽혀있어 협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협상기한인 2019년 이후에도 당분간 영국과 EU의 ‘어정쩡한’ 동거는 계속될 것이란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예고된 수순이었던 만큼 이날 금융시장은 잠잠했지만 협상과정에 따라 충격은 불가할 전망이다.

FT “협상 결렬 확률 50%이상”=29일 미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9년 4월에는 브렉시트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라고 자문하며 연착륙을 위한 협상으로 가는 길은 벅차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 EU관계자를 인용해 “탈퇴협상이 결렬될 확률도 50%이상”이라고 전했다. 협상시한은 2년인 데 비해 처리한 사안은 많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완전한 탈퇴를 위해서는 탈퇴조건을 담은 리스본조약 50조 탈퇴 동의서와 전이 조항을 설명하는 부록, 미래 관계에 대한 뼈대 조항을 담은 정치적 합의서 등 최소 3가지 서류가 필요하다. 영국과 EU는 2020년까지 영국이 약속했던 분담금 등 금융 부채 조건들과 영국 내 EU 시민권자 및 EU 내 영국 시민권자의 권리 문제도 합의에 이르러야 하는데, 양쪽 다 아주 어려운 문제다.

먼저 막대한 합의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U는 영국에 2020년까지 약속한 분담금을 포함해 이혼합의금 600억 유로(약 72조원)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영국은 과도한 부담이라며 반대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EU는 영국이 분담금에 합의해야 그 다음 문제에 대한 협상에 나설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분담금 합의 문제에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분담금 다음 관문도 녹록치 않다. EU와 영국은 무역협상을 토함해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야 하는데 새로운 시스템과 국경관리에만 2~3년의 과도기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019년 이후에도 영국은 EU 아래 있을 것”=이로 인해 FT는 2019년 이후에도 영국이 EU 관리 아래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브렉시트 협상을 담당하는 영국 정부의 한 핵심 관계자의 말을인용해 “브렉시트 협상을 마무리하는 2019년 이후에도 영국은 어느 정도 EU 관리 아래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협상 기간에 EU를 완전히 대체하는 체제를 구축하기 어렵고 관련 전문가들도 충분치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관세도 무역협상이 완성되기 전까진 올리지 않을 것으로 FT는 전망했다.

다만 영국 금융시장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EU회원국들이 서비스분야에서 특히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미 런던에 유럽기반을 둔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탈(脫)런던 계획을 마련하고 떠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금융시장, 첫날은 잠잠…협상 결과 따라 충격 우려=한편 이날 금융시장은 예고된 이벤트에 잠잠했다. 유럽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일 종가대비 30.30포인트(0.41%) 상승한 7373.72에 마감했고 독일 DAX지수는 53.58포인트(0.44%) 오른 1만2203.00, 프랑스 CAC40 지수는 22.84포인트(0.45%) 뛴 5069.04로 장을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도 378.53으로 1.23포인트(0.33%) 상승했다. 다만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금융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씽크포렉스의 내임 아슬람 수석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앞으로 2년 동안 도널트 투스크 유럽이사회 상임의장의 반응을 기다릴 것이라며 이는 외환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슬람은 “앞으로 48시간은 파운드화에 극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형은행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뱅크 앤드 트러스트는 브렉시트 발표의 충격은 없지만, 영국과 EU 양측이 서로 다른 지점에서 협상을 시작해서 앞으로 시장을 놀라게 할 위험은 있다고 우려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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